[인생2막 귀농] 고향에서 행복 되찾은 남당리 '명물 자매'
도시생활·외국생활 청산하고 가족들과 새삶
수산물 온라인 판매 연 매출 5억·노하우 전수도
- 박현석 기자
(충남=뉴스1) 박현석 기자 = 충남 홍성군 남당리의 작은 어촌 마을. 이곳 특산물인 대하와 꽃게만큼이나 소문난 자매가 살고 있다.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 가족들과 부대끼며 더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장미선(33)·장혜선(35) 자매가 그 주인공이다.
“가족들과 정이 많이 그리웠어요. 객지에서 혼자 살다보니 외롭기도 했고, 몸이 많이 아파서 잠깐 고향에 내려와 쉴때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렸었어요. 다시 서울에 올라가는 길에 깊게 생각했어요. 답답한 도시생활 보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시골에서 살아보는 게 어떨까.”
미선씨는 귀어·귀촌으로 얻은 가장 큰 행복이 가족의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이곳을 떠난 미선씨. 공항 면세점에서 근무하면서 여느 젊은이처럼 도시의 삶을 꿈꿨던 청춘이었다. 그러나 서울살이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지만 외로운 객지생활에 지치면서 병치레가 늘었다.
“성공을 꿈꾸고 서울로 올라갔었어요. 빛나는 도시의 간판들이 화려한 도시생활의 성공을 약속하는 거 같았어요. 하지만 직장일에 지치고 스트레스가 늘어가면서 결국 회색빛이란 것을 깨달았죠.”
도시생활에 확신이 없었던 미선씨는 귀촌을 결심한다. 그때 나이가 27세였다. 어머니가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던 차라 미선씨는 온라인을 통한 수산물 유통을 생각했다. 소상공인진흥회에서 온라인쇼핑몰 프랜차이즈 창업과정을 배우는 등 제대로 준비를 했다.
단단히 각오를 한 미선씨는 2009년도에 고향으로 돌아 왔다. 미선씨는 준비했던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투자비용에 큰돈이 들어가지 않았다. 홈페이지 구축, 컴퓨터 구입비 다 합쳐서 300만원 남짓. 사무실과 직원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어머님의 식당 한 켠에 컴퓨터 한 대만 갖췄다. 주문 접수부터 포장에서 배송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초기엔 애를 많이 먹었죠. 사람 믿고 물건을 먼저 보냈다가 돈을 떼이기도 하고 배송지 주소를 잘못 적어 보내기도 하고요.”
우여곡절로 시작한 사업은 어느덧 입소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번창하기 시작했다. 연 매출 5억여원, 어엿한 수산물 쇼핑몰 CEO가 됐다.
‘억’소리 나는 매출 뒤엔 ‘악’소리 나는 미선씨의 노력이 있었다. 새조개, 대하, 꽃게 등 남당리의 앞 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에 대해 공부했다. 어머니로부터 싱싱한 수산물을 고르는 방법을 배우고 배를 타고 직접 바다에 나가 꽃게를 잡아보는 등 수산물 조업 현황과 유통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이벤트를 실시하거나 직접 요리한 레시피를 올리는 등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은 많은 단골들로 나타났다.
미선씨는 이곳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했다. 시골처녀에서 두아이의 엄마가 되기까지 이곳 남당리는 도시의 삶을 포기하고 내려온 미선씨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줬다.
그런 그녀를 보고 언니 정혜선씨도 귀촌을 결심했다. 귀촌 전 혜선씨는 남편과 두돌된 아기와 함께 미국에 살고 있었다. 그녀가 귀촌을 결심한 것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타향살이에 남편의 병치레가 겹치면서 꿈꾸던 아메리칸 드림을 접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이들 생각해서라도 가족들과 지내면서 키우는게 낮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어렵게 얻은 사업비자로 미국에 정착했기에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남편이 잘 이해해주고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 과감하게 결정했었죠."
2012년 한국으로 돌아온 혜선씨는 미선씨와 함께 쇼핑몰사업과 어머님 식당일을 도왔다. 그렇게 두 자매가 의기투합해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어머님의 식당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세를 들었던 건물을 매입하고 증축공사를 통해 규모가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커졌다.
이런 두 자매의 남다른 행보는 도시의 또래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선뜻 귀농·귀어촌을 생각하는 친구들에겐 미선씨와 혜선씨는 입을 모아 충고한다.
“할일이 없으니깐, 시골가면 지금보다 낫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쉽게 내려온 사람 대부분이 정착하지 못해 다시 떠나곤 하더라고요. 내가 살아온 환경과 다른 지역에서 살아야 하는 귀농과 귀촌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단단한 마음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똑 부러진 미선씨의 조언에 혜선씨도 거들었다.
“특히 가정이 있다면 가족들과의 동의를 확실히 구해야 합니다. 정착할 곳이 육아에 큰 문제는 없는지, 교육환경은 어떤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과 장기적으로 보면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죠.”
미선씨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서포터스로 활동하면서 귀농·귀촌 토크콘서트를 통해 젊은 여성의 귀농귀촌 과정에 대하여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또 청와대에 초청을 받아 규제개혁 관련 장관회의에서 어촌에 젊은 층을 유입하기 위해선 레저·관광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당차게 말하기도 했다.
혜선씨도 한국정책방송에 출연해 젊은 귀촌·귀어인으로서 수산물 유통업에 대한 노하우를 알리기도 했다.
혜선씨는 “고향에 돌아오면서 ‘나의 자리’를 확인시켜준 가족은 언제나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 사람들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이곳에서 앞으로 웃으며 계속 살아갈 것입니다”며 지난 생활을 돌아보며 소회를 밝혔다.
미선씨는 “앞으로 쇼핑몰을 확대하기보다는 공동구매를 통해서 이곳의 좋은 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람들의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판로를 다양하게 확보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박하지만 행복이 있는 미래를 택한 두 자매. 도시생활처럼 화려한 것은 없지만 결코 가난하지 않을 그 행복이 남당리 앞바다에 곱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phs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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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최근 발표된 국가통계포털(KOSIS) '2015 귀농·귀촌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1만2114가구가 귀농했다. 2013년 1만312명, 2014년 1만904명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전엔 50대이상이 주를 이뤘으나 요즘엔 40대 이하가 많다. 자발적 귀농으로 제2의 인생을 열고 있다. 뉴스1은 성공한 귀농인들을 매주 목요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