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경일고, 12년째 '교복 물려주기'

입학철 마다 학생들의 교복 가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경북 안동 경일고가 12년째 교복 물려주기를 이어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경일고 신입생이나 재학생은 누구나 입던 교복이 몸에 맞지 않으면 교환하거나 공짜로 구할 수 있다. 이 학교 학생회가 12년째 교복 물려주기 운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교복 물려주기 운동은 2000년 겨울, 당시 3학년생을 중심으로 한 학생회의 뜻을 학교 측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비싸게 구입한 교복이 멀쩡한데도 졸업하면 쓸모가 없게 된 것을 안타까워 시작하게 됐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시행 처음 '신세대 학생들이 헌옷을 입으려 하겠느냐'는 우려 속에 큰 관심을 모으지 못해 재고가 쌓이기 일쑤였다.
재학생 대부분이 유명 브랜드 교복만 찾을 뿐 선배가 입던 헌교복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헌 교복을 찾는 손길이 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내놓기 바쁘게 새 주인을 만난다.
경일고 생활지도실의 교복 물려주기 코너에는 시중 교복점에 못잖게 다양한 사이즈의 교복이 정갈하게 진열돼 있다.
이곳에는 다음달 졸업을 앞둔 172명의 선배들이 기증한 동복 118벌과 하복 81벌 등을 갖춰놓고 후배를 기다다리고 있다.
새 옷처럼 깨끗히 세탁한 교복 주머니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남긴 좋은 글귀가 발견돼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경일고의 교복 물려주기는 학부모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자원재활용과 근검절약 정신은 물론 선·후배 간의 정을 두텁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부모 A(50)씨는 "치솟는 물가 속에 교과서값, 교복값은 적잖은 부담"이라며 "교복 물려주기를 범시민운동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인순 경일고 교장은 "교복 물려주기가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고, 선후배끼리 정을 나눌 수 있어 해마다 주위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ssana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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