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출석한 뺑소니범을 '추격 검거'로 꾸민 경찰 간부…재판행

의성지청 전경(의성지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10.1/뉴스1
의성지청 전경(의성지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10.1/뉴스1

(의성=뉴스1) 신성훈 기자 =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뒤 스스로 파출소를 찾아 범행을 자백한 운전자를 마치 추격해 붙잡은 것처럼 수사서류를 꾸며 긴급체포한 혐의를 받는 경찰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2일 대구지방공소청 의성지청 등에 따르면 전신인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지난달 30일 직권남용체포와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혐의로 경북지역 한 경찰서 교통수사팀 소속 A 경감을 불구속기소 했다.

A 경감은 지난 5월22일 파출소에 자진 출석한 뺑소니 사망사고 피의자 B 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조사하고도 파출소 앞에서 추격해 붙잡은 것처럼 긴급체포 관련 서류를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이날 자정 전후 술을 마신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현장을 벗어났으며 피해자는 숨졌다. 경찰이 차량번호 등을 토대로 B 씨를 특정해 주거지를 찾아가자 이를 알게 된 B 씨는 같은 날 오후 6시쯤 스스로 파출소를 찾아 범행을 자백했다.

그러나 A 경감은 약 4시간 30분 뒤인 오후 10시30분쯤 B 씨를 긴급체포했다. 관련 서류에는 B 씨를 오후 6시16분쯤 파출소 앞에서 추격해 검거한 것처럼 체포 일시와 장소, 경위 등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긴급체포 승인 요청을 받은 검찰은 체포 경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경찰에 소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별다른 보완 없이 승인이 다시 요청되자 이튿날 새벽 이를 승인하지 않고 B 씨를 즉시 석방하도록 했다.

검찰은 이후 사건을 넘겨받아 관련 경찰관 등을 조사한 결과 B 씨가 스스로 출석해 범행까지 자백한 상태여서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등 긴급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A 경감의 기소 여부를 심의한 검찰시민위원회도 만장일치로 기소 의견을 냈다. 뺑소니 사망사고 피의자 B 씨 역시 지난달 30일 관련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한편 검찰청 폐지에 따라 2일부터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대구지방공소청 의성지청으로 개편됐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