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찰→검' 차례로 떼어졌다…"내일부터 중수청으로 출근"

2일부터 '대구지방공소청·대구광역공소청'
휴대전화로 기록 남긴 검찰 직원들 "씁쓸"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검찰청(대구지방검찰청·대구고등검찰청) 청사 외벽에 붙어 있던 검찰청 간판이 철거되고 있다. 2026.10.1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고등·지방검찰청. 78년간 이어진 검찰청 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청사에 걸려 있던 '검찰청' 현판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오전 7시 20분쯤 대구고검·지검 신관에서는 기존 현판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5톤 크레인에 설치된 고소작업대에 오른 작업자 2명은 앵커볼트로 고정된 현판을 그라인더로 하나씩 떼어냈다. 작업이 시작된 지 10여분 만에 '검찰청'의 '청'자가 먼저 떨어졌고, 작업자들은 뒤쪽 글자부터 차례로 현판을 철거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하던 직원들의 시선도 현판을 향했다. 일부 직원은 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꺼내 철거되는 '검찰청' 간판을 촬영했다. 78년 만에 사라지는 이름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 모습이었다.

한 직원은 씁쓸한 표정으로 "슬프다. 20여년간 몸담은 곳인데 외부에 의해 하루아침에 없어졌다"며 "내일은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으로 출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검찰청(대구지방검찰청·대구고등검찰청) 정문에 대구지방공소청·대구광역공소청 간판이 설치되고 있다. 2026.10.1 ⓒ 뉴스1 공정식 기자

기존 현판이 내려간 뒤에는 새로운 이름이 도착했다. 오전 8시 10분쯤 법원과 함께 사용하는 출입문 앞으로 '대구지방공소청'과 '대구광역공소청'이라고 적힌 새 현판이 옮겨졌고 곧바로 설치 작업이 이어졌다.

'검찰청'이라는 이름이 사라진 자리를 '공소청'이 채운 것이다.

대구지역 검찰의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는다. 대구지검은 1907년 대구지방재판소 검사국으로 출발해 1947년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이름을 바꿨다.

대구고검 역시 1908년 대구공소원 검사국으로 시작해 1947년 대구고등검찰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48년 검찰청법 제정으로 검찰 조직은 법원에서 독립했고, 이후 수사와 기소 기능을 함께 수행해 왔다.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고검·지검이 현재 범어동 청사에 자리 잡은 것은 1973년이다. 2000년에는 지상 7층 규모의 신관이 추가로 들어섰다.

하지만 2일부터는 이름뿐 아니라 역할과 공간도 달라진다. 대구고검은 '대구광역공소청', 대구지검은 '대구지방공소청'으로 각각 바뀐다. 공소청은 영장 청구와 기소 여부 결정, 공소 유지, 보완수사 요구 등의 업무를 맡는다.

중대범죄 직접수사는 별도 조직인 중대범죄수사청이 담당한다. 대구경북지역 중대범죄 수사를 맡을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은 남구 대명동에 마련된 별도 청사에서 2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기존 범어동 대구지검 청사는 공소청이 사용한다.

한 건물 안에서 이뤄지던 수사와 기소가 제도뿐 아니라 공간에서도 나뉘게 되는 것이다.

대구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1일 아침 범어동 청사에서는 먼저 '검찰청' 현판이 내려갔고 곧이어 '공소청'이라는 새 이름이 그 자리를 채웠다. 78년간 이어진 검찰청 체제가 막을 내리는 변화가 대구에서도 현판 교체와 함께 현실이 됐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