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 피살 교묘히 비틀어 영화화" 야권 의원들 비판(종합)

유영하 "암살자(들) 명백한 정치적 프로파간다, 역사왜곡·명예훼손"
이진숙 "그들의 역사가 영화로 재생산"…한동훈·구자근·강명구도 가세

영화 ‘암살자(들)’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를 다룬 내용을 놓고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송출되는 홍보 영상. 2026.9.28 ⓒ 뉴스1 김진환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정우용 기자 = 국민의힘 대구·경북지역 의원들과 범야권 의원 등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을 잇따라 비판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28일 페이스북에 "'암살자(들)'에 대해 한마디 안 할 수 없다"며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어 마치 육영수 여사 피격의 진짜 배후가 고 박정희 대통령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는 명백한 정치적 프로파간다"라며 "명백한 사실을 비틀어 역사를 왜곡하고 고 박정희 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살이 에이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행위이고 우리 역사에 대한 반역"이라며 "이번 '암살자(들)'은 명백하게 그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군)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렇게, 영화는 역사가 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영화에 대해 비판했다.

이 의원은 "암살자(들)이 1974년 영부인 저격 사건을 배경으로 독재정권의 영부인 살해 자작 가능성과 진실을 밝히려는 경찰·언론에 대한 탄압을 다루고 있다"며 "역사적 상상력(?)에서 시작된 영화는 이렇게 역사가 돼 대한민국을 왜곡하는가"라고 했다.

영화 속 경찰 역할의 인물이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도 언급하며 "이 장면은 대한민국을 부정하자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태극기를 엎어서 게양하거나 태극기 배지를 거꾸로 다는 인사들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혼란스럽게 만든다"며 "이렇게 '그들의 역사'가 영화를 통해 재생산된다"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영화는 창작의 영역이고 사전검열은 헌법에 반한다. 사전검열에 반대한다"면서도 "개봉된 상업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 어그로 끌어 돈 벌고 있을 때, 그 영화와 만든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적었다.

그는 "그 왜곡이 특정 진영론과 닿아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며 "표현의 자유에는 비판할 자유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경북 구미를 지역구로 둔 구자근·강명구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제작진을 비판했다.

두 의원은 "1974년 8월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은 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의 총격으로 희생된 현대사의 비극"이라며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당시 권력이 사건에 연관됐을 가능성을 연상시키는 역사 왜곡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구미시갑 도·시의원과 당원협의회원들이 28일 상모사곡동 박정희 생가앞에서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6.9.28 ⓒ 뉴스1 정우용 기자

국민의힘 구미시갑 당원협의회도 이날 구미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입장문을 내고 영화를 비판했다.

당협은 "사법부의 엄중한 법적 판결과 역사적 진실마저 부정하며, 편향된 시각으로 근현대사를 왜곡하고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영화 '암살자들'과 이를 방조·용인하는 현 정부의 태도에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화 '암살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아래 확정된 법적 판결과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예술적 재구성이 아닌, 정치적 의도를 가진 역사 조작이자 법치주의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1974년 8월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서는 재일교포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

문세광은 이후 재판을 거쳐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으며 같은 해 12월 사형이 집행됐다.

'암살자(들)'은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추격극이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는 지난 23일 개봉했으며 26일 개봉 나흘 만에 누적 관객 105만여명을 기록했다. 27일까지 누적 관객은 156만6222명으로 집계됐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