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장 "내년엔 손 떼", 조직위 "올해부터 안 할래"…주민 분노 폭발

시장-풍기인삼축제조직위 기싸움에 올해 축제 안갯속
결국 조직위 원안대로…주민들 "참 한심하다" 분통

영주 풍기인삼축제장 전경(영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8.18/뉴스1

(영주=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 영주시와 풍기인삼축제조직위원회 간 주도권 다툼으로 파행위기에 놓였던 인삼축제가 계획대로 열린다. 하지만 명분없는 밥그릇 싸움으로 주민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영주시와 풍기인삼축제조직위 등에 따르면 시와 축제조직위 간 감정싸움은 지난 10일 열린 황병직 시장의 풍기읍 주민과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황 시장은 이날 "풍기인삼축제조직위가 주관하는 축제는 올해가 마지막이다"며 "2027년부터 영주문화관광재단을 통해 축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인삼축제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방문객 수 중심의 성과 평가, 남원천 둔치에 집중된 행사 구조, 조직위 자부담 마련을 위한 외지 상인 중심 부스 운영 등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에 발끈한 축제조직위는 이틀 뒤인 12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10월 예정된 올해 축제의 주최·주관을 하지 않겠다"며 "사전 협의 없는 공개적 평가절하와 통보에 반발해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이창구 축제조직위원장은 "문제가 있다면 조직위와 충분히 논의하고 개선책을 함께 찾는 과정이 선행됐어야 한다"며 "운영 주체 변경이 공개적으로 발표된 상황에서 올해 축제를 계속 준비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황 시장과 축제조직위 사이에 시작된 감정싸움이 오는 10월 3일로 잡힌 풍기인삼축제의 파행 위기로까지 번지자, 영주시가 '올해 축제는 예정대로 개최된다'는 안내문을 긴급 배포하는 등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축제 관련 예산 집행, 체결된 계약 처리, 참여 업체 피해 방지 등의 문제는 논란 끝에 영주시가 올해 행사를 기존 안대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일단락 됐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찬반양론이 갈리며 주민 간 갈등만 확산되고 있다.

황 시장의 일방적인 축제 개편 선언과 조직위의 전격적인 행사 주관 포기 등 기싸움으로 이어지면서 지역민들은 올해 축제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마음을 졸여야 했고, 지역 여론을 편가르기 하면서 갈등만 부추긴꼴이 됐다.

풍기읍에서 인삼 농사를 짓는 A 씨(60대)는 "축제를 두 달 앞두고 시장이나 조직위나 본인들 자존심 싸움하느라 난리를 피우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라며 "취소한다, 뭐한다, 소란을 피우더니 결국 어영부영 원래대로 할 거면서 왜 이렇게 농민들 피를 말리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삼 상인 B 씨(50대)도 "1년 중 가장 대목인 축제 시즌을 앞두고 준비하는 데도 시간이 없는데 영주시의 입장이 매일 바뀌니 혼란스러웠다"며 "지역 주민과 농민을 핑계 삼아 힘겨루기나 한 양측 모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역 사회단체 관계자는 "혁신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전 협의 없이 일을 추진한 영주시나, 감정적으로 주관 포기 배수진을 친 조직위 모두 주민을 담보로 위험한 치킨게임이었다"며 "더 이상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6년 영주풍기인삼축제는 오는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남원천 및 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