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훈 원장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세계 수출 거점으로 육성"

"대구 로봇기업 상장사 1곳뿐…지역 역할 부족"
"휴머노이드 노동 대체, 사회적 합의 필요"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18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18일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실증시설을 넘어 수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이날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실증 공간만 갖고는 수도권에서 로봇 기업이 오지 않는다. 수출 허브로 바꿔야 하며, 기업의 정주 조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2028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대구 달성군 유가읍 일대에 조성 중이다.

그는 "로봇 기업의 70~80%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과제 평가를 받으러 오는 것 외에는 대구에 정주할 조건이 많지 않다"며 "로봇테스트필드가 모든 로봇 기업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로봇테스트필드에 보세 창고를 조성하고 항공 화물 노선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 원장은 "실증과 인증을 받은 제품을 수도권으로 가져가지 않고 보세 창고에 보관한 후 해외로 바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대구국제공항에 전 세계 망을 갖춘 항공사의 화물 노선을 만드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로봇테스트필드가 완공되면 전국의 로봇 기업이 실증을 받으러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상생활이나 상업 공간에 적용되는 실증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의 이용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국제공항의 이전에 따른 접근성 문제를 과제로 꼽았다.

조 원장은 "공항이 군위로 넘어가면 국가로봇테스트필드에서는 김해국제공항보다 멀어지게 된다"며 "로봇 기업들이 김해공항을 이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18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 로봇산업의 현주소에 대해선 쓴소리를 냈다.

그는 "로봇산업진흥원이 대구에 온 지 16년이 됐는데 상장 로봇기업 31개 가운데 대구 기업이 1곳 밖에 없다"며 "국가를 위한 역할을 했지만 지역사회를 위해서는 역할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 영세기업의 로봇 도입을 가로막는 문제도 지적했다.

조 원장은 대구 3산업단지 기업들을 직접 만나본 경험을 들며 "5억 원 규모의 실증사업을 하면 국비 2억 5000만 원, 기업 자부담 2억 5000만 원이 들어가는데 영세기업은 부담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시가 기업 부담금 일부를 지원하는 사례를 들며 "대구시에도 기업의 자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조 원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지만 양산 체제가 돼 실제로 적용되는 데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소로봇을 사례로 들며 "가정주부나 맞벌이 가정의 노동을 줄인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보급될 수 있었다"며 "고층 유리창 청소나 맨홀 작업처럼 위험한 분야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데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북구 3산업단지에 있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국내 로봇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