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묵은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130m 떨어진 파출소가 해법 될까
북구 "대현파출소 부지 맞교환" 제안
대책위 "무슬림 유학생들 의견 모아 입장 발표 예정"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14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부지 앞. 막다른 골목 한쪽에는 공사가 중단된 사원 문이 굳게 잠겼고, 건물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동네 일부 주민과 이슬람사원 건축주 측의 갈등이 새로 제시된 해법으로 풀릴지 주목된다.
대구 북구가 내놓은 방안은 현재 사원 부지와 인근 유휴 국유재산을 맞바꾸는 '대체 부지 교환'이다.
16일 북구에 따르면 건축주 측에 현재의 사원 부지에서 직선으로 약 130m 떨어진 옛 대현파출소를 대체 부지로 제안했다.
옛 대현파출소의 연면적은 163.5㎡로 사원 건물 연면적(245.14㎡)보다 80㎡가량 작지만 건물 뒤쪽에 여유 공간이 있어 1층을 증축할 경우 현재 사원과 비슷한 규모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원 부지에서 걸어서 2분가량 걸린다.
사원 건축주 측은 최근 북구의 제안을 받고 옛 대현파출소를 찾아 건물 내부 등을 둘러봤다.
건축주 측에서는 서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 일부는 "재산권을 왜 행사하지 못하느냐"고 반발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종교 활동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북구의 제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원 건물의 공사를 재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북구 건축위원회는 사원 건물에 대해 스터드 볼트 누락 등 시공상 문제를 지적하며 구조 보강과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장기간 공사가 중단된 점을 고려해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주민과 건축주 측 사이의 입장 차이를 좁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건축주 측은 현재까지 재심의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 대구 북구 건축1팀장은 "수개월 동안 대체 부지로 가장 적절한 공간을 찾은 곳이 옛 대현파출소"라며 "건축주 측이 동의하면 부지 확보를 위한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축주 측과 주민들 사이에 6년 동안 갈등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졌지만 모두에게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해 줬으면 한다"며 "현재 사원 부지는 그동안의 갈등에 대한 기록을 남기면서 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슬람사원 대책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안승택 경북대 교수는 "무슬림 유학생들이 북구의 제안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곧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근수 북구청장은 "장기간 이어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양측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한 현실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이슬람사원 갈등은 2020년 9월 북구가 경북대 인근 주택밀집지역에 지상 2층 규모의 사원 건축을 허가하면서 시작됐다.
좁은 주택가에 사원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해 온 일부 주민들이 공사를 막는 과정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주민을 밀친 무슬림 유학생에게도 벌금형이 내려지는 등 양측의 갈등이 격화됐다.
이후 일부 주민이 사원 건축 현장 인근에서 이슬람교에서는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를 굽거나 돼지머리를 전시하면서 논란이 커졌고, 외교 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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