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첫 주민·마지막 주민 두 딸 '아버지 공적·입주권' 놓고 갈등

주민 숙소 협소·행정 절차로 두 사람 전입 불허
"지속 가능 정주 여건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독도 전경. 2026.8.7/뉴스1 신성훈기자

(울릉=뉴스1) 신성훈 기자 =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에 거주하던 마지막 주민이 세상을 떠나며 '주민 공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독도를 지켜온 1세대 주민의 두 딸이 부친의 공적과 독도 재입주권을 둘러싸고 수년째 법적·감정적 싸움을 벌이고 있다.

9일 경북 울릉군과 주민 등에 따르면 독도 최초 주민인 고 최종덕 씨의 딸 은채 씨와 독도 최초 이장이자 마지막 주민이던 고 김성도 씨의 딸 진희 씨가 공적조서 기록과 입주 우선권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독도는 2018년 김성도 씨가 숨지고, 지난 3월 부인 김신열 씨도 세상을 떠나면서 상주 주민이 한 명도 없는 상태다.

현재는 울릉군청에서 파견된 공무원과 소방대원 등 행정 인력만 주민 숙소에 교대로 상주하고 있다.

김성도 씨의 딸 진희 씨는 부모의 49재 직후 독도관리사무소로부터 '짐을 정리하라'는 통보를 받자 '부모의 뒤를 이어 독도에 전입신고하고 상주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행정소송도 불사했다.

김 씨는 "독도 상주는 영토 주권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입주 당위성을 주장했다.

최종덕 씨의 딸 은채 씨도 "독도 주민으로 다시 등록하려고 15년 전부터 신청했다"며 "아버지가 꿈꿨던 독도 마을 조성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협소한 주민 숙소 공간과 행정 절차 등으로 두 사람의 동시 전입이 허용되지 않자 갈등이 시작됐다.

갈등의 골은 독도 식수원인 '물골'과 주민 숙소를 잇는 '998계단' 건설의 공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놓고 깊어졌다.

은채 씨는 "1983년 당시 인부들이 거센 파도로 철수했을 때 아버지가 주도해 계단 공사를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진희 씨는 "계단 건설은 해녀들과 여러 인부가 함께 만든 모두의 공"이라며 "최종덕 씨 혼자의 공으로 돌리는 것은 오류"라고 맞섰다.

특히 2019년 정부 훈장 수여 과정에서 작성된 공적조서에 계단 건설 주체가 최종덕 씨 쪽에만 표기되고, 김성도 씨 쪽은 누락되자 갈등이 더 커졌다.

이후 두 딸은 SNS 등으로 서로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과 폭언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모욕죄로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당시 연구기관이나 군에 남은 객관적 기록을 토대로 공적조서를 작성한 것일 뿐 특정인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이 아니다"며 "주민 숙소의 개인 물품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새 독도 상주 주민을 모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도 첫 주민과 마지막 주민 후손 사이 갈등에 대해 울릉도 한 주민은 "서로 자기 공이라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 차라리 두 사람 모두 독도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독도를 연구하는 전문가는 "최종덕 씨가 독도의 정주 기반을 닦은 인물이라면, 김성도 씨는 이장으로서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공고히 한 상징적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독도를 지켜온 역사를 후손들의 공적 싸움으로 오염시키기보다, 주민이 없어진 독도의 지속 가능한 정주 여건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