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향찰 1600여명…"폐단 뿌리 뽑아야" vs "내부 통제부터"
경찰청 순환인사 확대 검토에 '찬반 팽팽'
- 신성훈 기자
(대구=뉴스1) 신성훈 기자 = 대구와 경북지역의 경찰서 한 곳에서 10년 이상 장기 근무하는 경찰관이 16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장윤기 사건', 경남 '거제왕 사건' 등 토착 세력과의 유착 비리가 잇따른 데다, 최근 경찰 내부의 불륜·성 비위, 수사권 확대에 따른 권한 남용, 수사 정보 유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이른바 '향찰(鄕察)'의 지역 유착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4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한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장기 근무자는 경북 1360명, 대구 264명이다.
특히 경북은 경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장기 근무자가 많아 지역 유착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장기 근무자 중 실무 핵심인 경위·경감급 간부 비율이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수사 쇄신 TF' 등을 통해 경감 이하 실무진까지 순환인사를 확대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인사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동 권한이나 관사 지원, 수사·사이버 등 전문 직렬에 대한 예외 규정 등 세부 지침이 없어 현장의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부급 경찰관들의 의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구경찰청 소속 A 경감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한이 비대해진 만큼 토착 업주와의 유착이나 성 비위, 감찰 무마 등 관습적 폐단을 뿌리 뽑으려면 강력한 순환 보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반면 경북경찰청 간부 B 씨는 "군 단위 지역은 인력 수급이 어려운 데다 사건 처리 하나에 1년 이상 걸리기도 하고 전문성을 갖추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며 "일률적인 강제 이동은 과학수사나 형사 부서의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관사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주거와 자녀 교육 등 생활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경찰직장협의회 등 현장 조직은 강제 순환인사 방침에 전면 투쟁을 선언하며 삭발식까지 단행했다.
경찰직협 측은 "축적된 현장 경험과 지역 네트워크는 치안의 핵심 자산"이라며 "근본적인 예방책 없이 일방적 순환인사만 강요하는 방침을 즉각 폐지하고 내부 통제 강화 방안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법조계와 시민 사회에서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대구지역 한 변호사는 "수사권 확대 이후 경찰 사건 처리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법조계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지역 연고에 기반한 '음성적 청탁'이나 유착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순환인사 등 구조적 쇄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구 시민 C 씨(48)는 "요즘은 비대면으로도 관계를 맺는 시대인데 단순히 근무지만 옮긴다고 유착이 근절될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지역 사정에 밝은 베테랑 경찰관들이 떠나게 되면 주민 밀착형 치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북 주민 D 씨(52)는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 등으로 경찰에 견제받지 않는 절대적 수사권이 쥐어진 상황에서, 내부 자정이나 검증 없이 권한만 커진 경찰을 국민들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ssh48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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