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20명' 경남 거제 칠천초에서 '발명왕' 탄생
'초기 화재 대피 호흡 그립톡' 5학년 김지온 대통령상
7명 숨진 부천 화재 소식 접하고 아이디어 떠올라
-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제 발명품이 상을 받아 무척 신기했어요. 제 아이디어와 발명품이 남을 돕는 일에 사용됐으면 좋겠어요"
전교생 20명의 경남 칠천초등학교가 축제 분위기다. 경남 거제시 하청면 칠천초교 5학년 김지온 양(12)이 제39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6959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9단계 심사를 거쳐 183건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김지온 양이 최고상인 대통령상, 같은 학교 학생 3명이 금·은·동상을 휩쓸었다.
경남 거제도에서 육로로 30분가량 달려야 도착하는 섬 '칠천도'.
1941년 개교한 이 학교는 현재 6학급, 전교생 20명, 교사 10명이 전부다. 인구 1200명 남짓한 이 섬의 유일한 교육기관이며 부설 유치원은 신입생이 없어 휴원 상태다.
대통령상을 받은 발명품은 '초기 화재 대피 호흡 그립톡'이다. 2024년 8월 경기 부천시에서 발생한 호텔 화재를 뉴스로 본 지온 양의 아이디어다.
7명이 사망한 이 사고를 뉴스로 지켜보며 마음 아팠던 지온 양은 '이런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모았고, 담임 이희윤 교사가 그를 도왔다.
지온 양은 "우리가 항상 손에서 놓지 않는 유일한 물건이 '스마트폰'이잖아요. 잠잘 때도 머리맡에 두는 '스마트폰 케이스에 마스크나 방독면 같은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발명에 도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발명품은 평소 스마트폰 뒷면에 그립톡으로 붙여서 쓰다가 화재 발생 시 그립톡을 펼쳐 입과 코에 대면 진짜 방독면만큼 오래 버티진 못해도 대피 초기 1~2분은 확실하게 벌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성탄소섬유(ACF) 필터를 내장한 그립톡은 초박형 실리콘으로 스마트폰 케이스에 접착해 유독가스와 미세입자를 걸러준다.
화재 발생 시 스마트폰과 케이스를 분리해 그립톡은 입과 코를 막고 119 긴급신고를 하며 현장에서 대피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희윤 교사는 "작은 섬에서 이렇게 큰 기쁨을 누리게 될 줄 몰랐다"며 "학생들이 꿈을 펼치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커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지온 양은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지온 양의 그립톡 등 수상작은 다음 달 1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2026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에 전시된다.
지식재산처가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에는 초·중·고교 학생들이 팀을 이뤄 문제 해결 능력을 겨루는 '대한민국 학생창의력 챔피언대회' 본선도 함께 열린다.
jsg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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