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짐승도 얼마나 덥겠소"…폭염에 축산농가 선풍기 사투

포항시·축협 '축사 지붕 열 식히기' 안간힘
오전 8시 이미 30도 훌쩍..."소나기라도 내렸으면"

경북 포항시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령 중인 28일 오전 남구 연일읍에 있는 축산농가에서 소들이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2026.7.28 ⓒ 뉴스1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말 못 하는 짐승들도 얼마나 덥겠소? 천장의 대형 선풍기를 밤낮으로 돌려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 걱정되지만 소를 살리려면 어쩔 수 없죠."

경북 포항에 낮 최고기온이 37~38도를 오르내리는 극한 더위가 20여일째 계속되자 축산 농가에서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벌써 수은주가 30도를 훌쩍 넘어간 28일 오전 8시, 포항시 남구 연일읍 축산 농장의 70대 주인 A 씨가 소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폈다.

밤새 열대야에 시달린 소들에게 이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A 씨는 "10년 전에도 극심한 더위가 있었지만, 지금보단 덜했다"며 "하루종일 선풍기를 돌리지 않으면 소들이 더위를 먹게 돼 큰 일 난다. 시원한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리면 좋겠는데"라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원망스럽게 바라봤다.

경북 포항시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령 중인 28일 오전 남구 연일읍에 있는 축산농가에서 소 한마리가 물을 먹고 있다. 2026.7.28 ⓒ 뉴스1 최창호 기자

극한 더위가 지속되자 포항시와 축협공동방재단이 달아오른 축사 지붕의 열을 식히기 위해 물 뿌리기 작업에 나섰다.

포항시 관계자는 "농장주의 요청이 오면 바로 달려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폭염에 취약한 닭, 돼지 농장에도 대처 상황을 알리고 폐사 발생 시 즉각 신고해 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27일 오후 3시를 기해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