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만항을 화물·에너지·기술 거점으로"…북극항로시대 대비
정부·경북도·대학·기업, 전략 논의
- 김대벽 기자
(안동=뉴스1) 김대벽 기자 = 경북도는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포항 영일만항을 북극항로를 복합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고 26일 밝혔다.
경북도는 지난 23일 동부청사에서 북극항로추진협의회를 열고 영일만항을 광물·에너지 운송과 극지 기술, 지역산업을 잇는 복합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에는 정부와 경북도, 포항시, 대학, 연구기관, 물류기업 등에서 20명이 참석했다.
김인현 고려대 명예교수는 북극항로특별법 제정의 의미와 경북의 대응 방향을 발표하고, 경북도는 영일만항 특화항만 구상과 인공지능(AI) 기반 극지 해양 기술 개발,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상황을 소개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영일만항을 단순 기항지가 아닌 '화물을 만드는 산업항만'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박선율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의 '포항 영일만항 물동량 분석 및 확보 방안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영일만항 컨테이너터미널에는 고려해운만 기항했으며, 수출 물동량이 거의 없는 수입 중심 구조를 보였다.
주요 거래국은 베트남 35.6%, 중국 31.8%, 인도네시아 24.2%로 나타났다.
경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은 항차와 서비스가 많은 부산항과 부산신항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 부연구위원은 "영일만항 활성화의 핵심은 화주·포워더의 수요와 선사의 공급을 연결해 물동량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항로와 운항 횟수를 늘리고 배후 물류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기 해법으로는 포항~부산 연안운송 지원과 항만마케팅 강화가 제시됐고, 중장기 과제로 포항~동남아 직항로 시범 운영과 카보타지 규제의 제한적 완화, 포항항 전담조직 구성이 꼽혔다. 카보타지는 외국 선사의 국내 항만 간 운송을 제한하는 제도다.
박 부연구위원은 노르웨이·아이슬란드·네덜란드 현장조사 보고서를 통해 "북극항로는 아직 이벤트성 운항 단계로 정기 운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선원 교육과 보험 비용도 상업 운항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항만 시설을 먼저 확충하기보다 북극권의 에너지·광물과 경북의 철강·이차전지·해상풍력·수소산업을 연결해 안정적인 화물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북극 국가의 에너지·천연자원과 경북의 산업을 연결해 실질적인 사업을 만들고 수입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외 사례는 영일만항이 지향해야 할 미래상을 보여준다.
노르웨이 트롬쇠항은 인구 7만 명대 도시의 소형 항만이지만 북극 물류와 수산, 크루즈, 극지 연구선 지원을 결합한 다목적 항만으로 성장했다.
공항 접근성과 대학·연구기관, 북극항로의 상징성을 항만 경쟁력으로 연결했다.
포스텍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국제 북극연구 협력센터와 해운정보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오슬로항은 컨테이너와 페리, 크루즈, 도시물류를 결합하고 육상전원공급장치와 전기페리, 항만장비 전동화, 저탄소 선박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영일만항도 LNG·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공급체계와 저탄소 항만 운영 기술을 갖춰야 북극항로 운항 선박을 유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영숙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정부 정책과 연계한 단계별 실행계획을 마련해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dby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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