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타디움 화재·테러?…특공대·탐지견 투입된 '실전 FTX'

2026 대구 마스터즈 육상대회 대비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광장에서 열린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 대비 유관기관 합동 대테러 훈련'에서 경찰특공대가 테러 및 선수단 납치범 소탕작전을 펼치고 있다. 2026.7.10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한 남자가 휘발유가 담긴 통으로 불을 내고 있어요."

지난 10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광장서 테러대비 관계기관 합동 훈련이 실시됐다. 검은 모자를 쓴 한 남성이 불을 지르자 순식간에 치솟은 검은 연기. 현장에 있던 관람객들은 몸을 낮춘 채 황급히 대피했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소방과 군 등 관계기관에 긴급 출동을 요청하며 현장 통제에 나섰다.

화재 현장에는 사람 대신 무인소방로봇이 먼저 투입됐다. 로봇은 불길 가까이 접근해 물을 뿜으며 화재를 진압했고, 자체 열 차단 시스템을 바탕으로 최대 800도의 고열과 유독가스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초기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현장에서 검거된 방화범은 경찰 조사에서 "대구스타디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즉시 경찰특공대에 수색을 요청했고, 검은 전술복과 방탄헬멧, 방탄조끼를 착용한 특공대원들이 스타디움 주변으로 흩어져 수색을 시작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탐지견은 급수대 인근에서 걸음을 멈춘 뒤 그 자리에 앉아 경찰특공대원에게 신호를 보냈다.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광장에서 열린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 대비 유관기관 합동 대테러 훈련'에서 대구환경청과 소방, 수성구보건소 관계 등이 화학물질 살포 상황을 가정해 부상자를 제독소로 이송하고 있다. 2026.7.10 ⓒ 뉴스1 공정식 기자

특공대는 휴대용 X-ray 판독기로 내부 회로를 확인해 폭발물임을 확인한 뒤 폭발물 운반 로봇인 'SPUR'를 투입해 의심 물체를 안전구역으로 옮겼다. 이어 원격 폭발물 처리 로봇인 '팩봇(PackBot)'이 물사출분쇄기를 발사해 기폭장치를 무력화했다.

현장에서는 화생방 드론 테러 대응과 인질 구출 훈련도 함께 진행됐다.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리는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를 앞두고 경찰과 소방, 군, 대구환경청 등 유관기관이 대테러 합동훈련을 펼쳤다.

이번 훈련에는 다양한 첨단 장비도 투입됐다. 미국에서 개발된 팩봇은 원격으로 폭발물을 제거하는 장비이며, 영국에서 개발된 SPUR은 최대 15㎏의 폭발물을 안전구역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맡는다. 무인소방로봇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화재 현장에 선제 투입돼 초기 진압과 골든타임 확보에 활용된다.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광장에서 열린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 대비 유관기관 합동 대테러 훈련'에서 소방관이 폭발로 인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026.7.10 ⓒ 뉴스1 공정식 기자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에는 90개국에서 선수와 관계자 등 1만1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김병우 대구경찰청장은 "화생방 테러와 인질 납치, 폭발물 설치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실제와 동일한 방식으로 훈련을 실시했다"며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바탕으로 국제대회가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