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살인 캐리어 시신 유기범, 아내 만류에도 폭행 멈추지 않아

조재복 아내, 법정서 남편을 '그 남자'로 지칭…"감금하고 통제"

장모 살인, 사체유기 혐의 조재복.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장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조재복의 아내 A 씨가 "엄마가 죽을 것 같아 그만하라고 했지만 계속 때렸고 신고를 막았다"며 사건 발생 직전 상황을 법정에서 증언했다.

대구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채희인)는 2일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재복에 대한 공판을 열고 피고인의 아내이자 숨진 여성의 딸인 A 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법정에서 A 씨는 조재복을 줄곧 '그 남자'라고 지칭하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증언했다.

A 씨는 "엄마가 '그 남자'에게 폭행당해 틀니도 제대로 끼지 못한 채 식사를 했고, 밥을 흘리자 폭행이 시작됐다"며 "엄마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아 '그 남자' 앞을 막아섰지만 나를 밀친 뒤 발로 가슴을 찼다"고 말했다.

이어 "쓰러진 엄마를 다시 폭행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손으로 때리다가 화가 많이 날 때 사용하는 청소기 봉으로 폭행을 계속했다"고 했다.

그는 "엄마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걷지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다"며 "다음날 의식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침대 위에서 대변을 보자 '그 남자'가 엄마를 화장실까지 질질 끌고가 폭행했다"고 말했다.

또 "엄마가 반응하지 않아 병원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그 남자'는 '병원에 가면 누가 때렸는지 알게 된다'며 신고하지 못하게 했다"며 "엄마가 숨진 걸 알고 놀라지도 않고 캐리어를 들고 와서 안에 시신을 담아 신천에 유기했다"고 했다.

조재복의 태도가 혼인신고 이후 돌변했다는 주장도 했다.

A씨는 "혼인신고 전에는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었는데 이후 욕설과 폭행이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나를 때렸고 이후에는 엄마를 폭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 소개로 만나 교제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가 '혼인신고를 하면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며 "만난 지 3~4개월 만에 결혼식도 하지 않은 채 혼인신고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해 나와 자기 몫까지 모두 본인이 사용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금과 통제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엄마와 함께 도망가려다 집 안에 설치된 홈캠에 적발된 적이 있다"며 "'그 남자'는 자기 휴대전화로 홈캠 영상을 볼 수 있는데, 마이크로 우리에게 '어디 가느냐, 도망가면 건달을 불러 산 채로 묻겠다'고 협박해 도망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휴대전화는 '그 남자'가 중고로 팔아 없으며, 가족들의 전화를 받지도 하지도 못하게 했다"며 "엄마와 나는 단둘이 외출할 수도 없었고 항상 '그 남자'가 있었다"고 했다.

A 씨는 "'그 남자'가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엄마가 당뇨약을 복용했는데 '그 남자'가 '음식으로 치료하면 된다'며 약을 버렸다. 나도 간질 치료 약을 꾸준히 먹어야 했지만 약을 먹지 못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약을 먹고 싶다고 하면 '좋은 밥을 해줄 테니 약을 먹지 말라'고 하면서 볶음밥을 해 줬다"고 말했다.

"경제적 지배도 당했다"는 주장도 폈다.

A 씨는 "기초생활수급비는 '그 남자'가 계좌로 받아 관리했고, 나와 엄마 명의로 각각 대출도 받게 했다"며 "대출금과 친척에게 빌린 돈은 모두 '그 남자'가 가져가서 어디에 썼는지 모른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경제적 범행 동기를 입증하기 위해 A 씨 계좌 거래내역과 장모 명의의 대출 및 휴대전화 소액 결제 내역, 부검감정서 등을 증거로 신청했다.

이에 대해 조재복은 "통장과 대출은 모두 허락을 받아 사용한 것이며, 강제로 가져간 것이 아니다"며 경제적 착취 의도를 부인했다.

조재복 측 변호인은 "함께 외출도 하고 영화도 보지 않았느냐"며 A 씨 등을 상대로 감금 상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A 씨는 "(조재복이) 무기징역을 받으면 좋겠고 이혼도 빨리하고 싶다"고 했다.

숨진 피해자의 남편도 "인간이 할 도리가 아니다. 엄벌로 다스려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