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도움되는 일 실천"…80대 목회자, 시신 기증 약정·발전기금 기부

최외출 영남대 총장과 원순희 목사(왼쪽 네번째와 다섯번째)가 발전기금 기탁식에서 참석자들의 감사와 축하를 받고 있다. (영남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외출 영남대 총장과 원순희 목사(왼쪽 네번째와 다섯번째)가 발전기금 기탁식에서 참석자들의 감사와 축하를 받고 있다. (영남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제 작은 정성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일에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목회자로 선교와 나눔을 실천해 온 원순희(81·여) 목사가 영남대 의과대학에 시신 기증을 약속하고,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20일 영남대에 따르면 원 목사는 약 5년 전 "의학 발전과 교육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의대에 사후 시신 기증을 약정했으며, 최근에는 대학을 다시 찾아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생애 마지막까지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실천하겠다'는 원 목사와 영남대의 사연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무렵 원 목사는 위탁 양육하던 10대 청소년의 보호자로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서완석 교수와 인연을 맺었다.

병원을 찾기 전 불안정했던 청소년은 의료진의 진료와 상담 덕분에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상태가 호전된 청소년은 '학교 가는 것보다 병원에 가는 게 더 좋다'고 할 만큼 상담 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환자의 건강과 보호자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는 의료의 가치를 경험한 원 목사는 사람을 살리고 사회에 헌신하는 의료인을 길러내는 교육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

원 목사는 이런 믿음을 토대로 영남대 의과대학에 시신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또 어려운 형편이지만 학생들을 위한 마음을 담아 발전기금 1000만 원을 대학에 전달했다.

원 목사는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대학과 병원에 보탬이 되기 위해 찾아왔을 뿐 지나친 관심은 부담된다"며 "구체적인 얘기는 묻지 말아 달라"고 했다.

원 목사는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통계청 전신)에서 20년간 공직자로 일했으며, 1985년 서울장신대에 입학해 1989년 졸업 후 목회의 길을 걸으며 선교와 봉사에 앞장섰다.

그는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살면서 쓰는 것보다 나누는 일이 더 큰 행복이라는 것을 배웠다"며 "영남대와 인연을 맺으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들을 길러내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jsg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