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이 흔드는 보수 본진 민심…김부겸·추경호, 대구 표심 어디로

[6·3 지선 D-10] 金 "중앙정부 협력론" vs 秋 "보수의 경제적 유능함"
보수 강세 지역에서 '신공항 해법 누가 제시하냐'가 표심 가를 듯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중앙정부 협력론이냐, 보수의 경제적 유능함이냐
22일 오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왼쪽)가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출근길 아침 인사했다. 2026.5.22 ⓒ 뉴스1 공정식 기자

6·3 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4일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대구가 초접전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해 전직 국무총리와 전직 경제부총리가 대구 경제 회복을 화두로 초박빙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열흘 뒤 선출되는 민선 9기 대구시장에게는 무산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재정 지원이 없어 표류 중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등 지역 현안과 숙원 사업을 해결해야 할 막중한 역할과 책임이 부여된다.

이 때문에 김 후보와 추 후보는 각각 '중앙정부 협력론'과 '보수의 경제적 유능함'을 의제로 설정하고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대구 정치권 관계자는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에서 신공항 건설과 행정통합 문제는 단순한 지역 현안을 넘어 차기 도시 성장 전략과 정치 지형 변화를 가를 핵심 변수"라며 "이 때문에 김부겸 후보와 추경호 후보 모두 이 두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적임자로 나서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 갖는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왼쪽)와 같은 날 오전 수성알파시티 스마트에코타워에서 열린 AI·IT 여성기업인협회 간담회에 참석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2026.5.6 ⓒ 뉴스1 공정식 기자

특히 두 후보는 TK신공항 사업 정상화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군공항(K2) 이전과 민간공항 통합 이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지만, 수십조 원에 달하는 사업비와 재원 조달 문제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존 K2 부지 개발 이익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사업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김 후보와 추 후보 모두 기부 대 양여 방식이 아닌 국가 주도로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최근 양측이 앞다퉈 내놓은 국가 주도 방식으로의 전환과 관련해서는 충돌했다.

지난 22일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군공항 이전을 기부 대 양여로 결정한 것은 추경호 후보께서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계실 때 결정한 것"이라며 "이 결정이 법이 되니깐 (신공항 건설이) 한발도 못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 방식으로 하면 사업비에 따른 금융 비용만 10조 원 이상 소요돼 수익성이 안 나와 민간업자들이 안 덤벼드는 것"이라며 "설계가 잘못됐는데 이제 와 민주당이 대구를 홀대한다, 민주당 탓이라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추 후보는 "과거에 군공항 이전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결정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금융 비용을 다시 추산해 보니 23조원 정도 들어 지난해부터 제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방식이 바로 국가 주도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제부총리를 할 때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재정 지원의 근거를 만들었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조치까지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이 신공항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김 후보는 이를 '국가 책임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협조 체계를 활용해 특별법 개정과 국비 지원 확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 캠프 측은 "대구시 단독 재정으로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부 재정과 정책금융이 결합한 국가 프로젝트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면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경험과 중앙정부 네트워크를 내세우며 실행할 수 있는 국가 사업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보수의 경제적 유능함으로 국가가 주도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이 뒤늦게 국가 책임론을 들고나왔다며며 신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데 진정성을 보였냐고 반문하며 보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3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새벽시장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선거사무원을 격려하고 있다. 2026.5.23 ⓒ 뉴스1 공정식 기자

양측 공방은 '지연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김 후보 측은 "국민의힘이 장기간 지역 권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비판하고 있으며, 추 후보 측은 "민주당이 특별법 개정과 재정 지원 논의에 적극 협조하면 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누가 신공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를 두고 유권자 표심이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가 단순한 정당 대결을 넘어 대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공항 사업은 항공·물류·산업단지·교통망 재편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대구 경제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 역시 이념보다 실익에 주목하며 대구시장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와 추 후보는 무산된 TK 행정통합을 두고서도 한차례 격돌했다.

지난 22일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추 후보 캠프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인 주호영 의원께서 행정통합 무산에 대해 대구시의회의 반대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고 직격하자, 추 후보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아시고 말씀하시라. 대구시의회에서도 통합을 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게 공식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 후보가 행정통합 무산된 책임을 두고 대구시의회를 언급하자, 추 후보는 "특정 사안을 갖고 그것도 '지라시' 수준의 이야기를 갖고 풀어가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 전통적 보수 결집 여부가 승패를 가로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는 여전히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지만, 신공항 문제처럼 지역 생존과 직결된 현안에서는 정당 충성도보다 인물 경쟁력과 실용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의 선거 판세를 보면 김 후보의 이재명 정부와 소통되는 '강력한 여당 대구시장론'이 주목을 받기도 하지만, 전날(23일) 대구 칠성시장 방문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 후보 지지 발언 등의 영향으로 남은 선거운동 기간 강력한 보수 결집이 이뤄질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구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 등의 표심이 '누가 재원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교체 여부를 넘어, TK신공항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누가 책임지고 완성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만나 인사 나누고 있다. 2026.5.23 ⓒ 뉴스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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