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지역격차 심각…"근무환경 개선, 경력단절 간호사 재교육 필요"

건강한 공공의료 위해 전문성 이어갈 '베테랑 간호사' 절실
지역 간호사 처우개선, 정주여건 마련 등 정부 나서야

'국제 간호사의 날'을 하루 앞둔 11일 경북보건대 플로렌스센터(간호실습실)에서 기본간호학 실습에 참여한 간호학과 2학년 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2026.5.11 ⓒ 뉴스1 공정식 기자

(김천=뉴스1) 공정식 기자 = "현재 의료 현장을 떠난 유휴 간호사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장 근무를 지속하지 못하는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12일 대한간호협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전국 간호사 현황 분석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간호사 면허자는 55만 명으로, 이 중 요양기관(의료기관)에서 활동 중인 간호사는 29만 8554명으로 54%에 머물렀다.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는 평균 5.84명이다.

또 시·군·구별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최소 0.33명에서 최대 47.11명으로 지역 간 격차가 무려 140배에 달하는 등 활동 간호사의 분포 불균형도 심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간호사 수의 절대적 부족이 아닌 '분포의 불균형'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그동안 간호대 입학 정원을 확대했지만 신규 인력이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지역 의료 공백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정책의 패러다임을 '면허자 확대'에서 '활동 인력의 지역 정착'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지역 근무를 전제로 한 '지역간호사제'의 실효성 있는 설계, 의료취약지 병원에 대한 수가 가산 확대, 임금 격차 완화 및 주거·교육 등 정주 여건 개선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아 경북보건대 간호학부장이 지역별 의료 활동 간호사 격차와 대형병원 간호사 쏠림, 유휴 간호사 증가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 뉴스1 공정식 기자

최영아 경북보건대 간호학부장은 높은 업무 강도와 교대근무 부담, 감정노동, 경력 단절 이후 복귀 어려움을 '유휴 간호사 증가'의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김천간호사회장과 경북간호사회 이사를 맡고 있는 그는 "병원을 마치 유명 대기업처럼 생각하고 등급을 매기는 시각이나, 수도권 등 대형병원과 비교하는 것은 간호사 쏠림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공공의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제도 마련과 지역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 정주 여건 마련 등 공공의료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근무 환경 개선과 함께 경력 단절 간호사를 위한 재교육 및 복귀 지원 프로그램 확대, 유연한 근무 체계 마련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간호학과를 단순히 면허 취득 중심 교육을 넘어 학생들이 간호사로서의 사명감과 전문직 정체성을 갖고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은 현장 중심 실습교육과 시뮬레이션 교육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임상 현장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졸업 후에도 전문성을 이어가 건강한 공공의료를 위한 베테랑 간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신규 간호사의 취업 환경 악화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채용 축소 등을 고려해 2026학년도 전국 간호대학 입학 정원을 전년과 동일한 2만 4883명으로 책정한 바 있다. 2027학년도부터는 간호인력 수급추계위원회에서 적정 정원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국 간호사 현황(2005)' 자료 재구성. 주요 지역별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 상하위 격차 현황. (대한간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sg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