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봉투 사려면 물건부터 사라"…대구서 '끼워팔기' 논란

하루 민원 3~4건…지자체 손님 가장 단속
상인 "물건 구매고객 우선 고려 당연" 항변

24일 오후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부 김 모 씨가 일반 비닐봉지와 함께 주방 서랍장에 넣어뒀던 종량제봉투를 꺼내 정리하고 있다2026.3.24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물건을 사야 종량제봉투를 내주는 '끼워팔기'가 대구에서 확산되고 있다. 원유 수급난으로 종량제봉투가 귀해지자 나타난 현상이다. 하루 3~4건씩 관련 민원이 접수되자 지자체가 단속에 나섰다.

13일 대구 지자체들에 따르면 최근 일부 판매업소에서 종량제봉투만 따로 팔지 않고 물건 구매를 조건으로 봉투를 판매한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는 이들 업소에 유선 안내나 현장 방문을 통해 "종량제봉투 판매업소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봉투만 구매하려는 시민에게 정상적으로 팔도록 계도하고 있다.

민원이 들끓자 일부 지자체는 손님으로 가장해 현장 점검을 벌이기도 한다.

판매업주들은 "종량제봉투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봉투만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으면 물건을 구매한 고객에게 줄 봉투가 부족해져 하는 수 없이 따로 팔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 마트 업주는 "요즘은 사탕이나 껌 하나만 사면서 봉투 1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물건을 판매해야 수익이 나는 입장에서 물건 구매 고객을 고려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장바구니 없이 방문한 소비자들이 물건을 산 후 종량제봉투를 구하지 못해 업주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주부들은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시민은 "봉투 1장을 사려했는데 '없다'고 해 당황했다"며 "결국 물건을 담아갈 방법이 없어 업주와 실랑이를 벌였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상품진열대에 종량제봉투를 붙여 사실상 끼워파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하다 하다 봉투도 끼워파냐"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종량제봉투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구매 조건을 붙이는 행위는 불공정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런 사례를 발견하면 지자체나 국민신문고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