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시신' 장모, 매맞는 딸 지키려 신혼원룸 동거하다 참변

사위 존속살해 혐의…때리다가 지치면 휴식 후 다시 폭행

50대 장모를 살해하고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대구 북구 신천 잠수교 인근에 버린 혐의(존속살해 등)를 받는 20대 사위(왼쪽)와 시체유기 등 범행에 가담한 20대 딸이 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모자이크 유무는 각사 판단에 따라 처리 바랍니다.)2026.4.2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보복이 무서워 신고하지 못했습니다.

대구 신천에서 '캐리어 시신'으로 발견된 50대 여성이 딸을 지키기 위해 신혼집에 함께 머물다가 사위의 폭행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 A씨는 딸 B씨가 결혼한 뒤 남편 C씨로부터 지속적으로 폭력을 당하는 모습을 본 뒤, 딸을 보호하기 위해 원룸 신혼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B씨는 친모에게 "집에 돌아가라"고 했지만, A씨는 "널 두고 어떻게 가느냐", "내가 있으면 폭력성이 덜할 것"이라고 하며 곁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결혼 전에는 남편이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며 "결혼 후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지만, 부모님 집도 알고 있어 보복이 무서워 신고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B씨의 외출을 제한하고 전화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일상적인 통제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조사 과정에서 "아내에게 필요한 것은 사줬다"고 진술했다. 장모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끄럽게 굴고 물건을 정리하지 않아 범행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방식도 잔혹했다. C씨는 A씨를 때리다 지치면 잠시 멈췄다가 다시 주먹을 휘두르는 식으로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A씨는 숨졌고, 시신은 캐리어에 담겨 신천변에 유기됐다. 캐리어를 발견한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용의자를 특정해 긴급체포했다.

현재 C씨에게는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가, B씨에게는 사체유기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경찰은 C씨의 정신 상태를 들여다보는 한편 추가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