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 30대 공무원 나홀로 야근 중 사망…당직제 논란
"당직자 새벽 순찰 돌았더라면…2인 1조 필요"
10시쯤 당직자가 근무 확인…11시쯤 사건 발생 추정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청 별관에서 30대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관공서 당직 제도의 현실과 대응 체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수성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수성구 범어동 수성구청 별관 4층에서 30대 공무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교통과에서 택시와 시내버스의 불편 신고 민원 처리 업무를 담당한 A 씨는 전날 초과근무를 신청해 사무실에 혼자 남아 업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수성구의 당직 체계는 당직자가 오후 10시쯤 사무실을 돌며 문이 잠겨있는지, 겨울철에는 난방기가 꺼졌는지 등을 확인한다.
통상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는 별관 등의 건물 출입구가 잠기고 본관 주 출입구만 개방된다.
당직자는 전날 오후 10시쯤 순찰 과정에서 A 씨가 사무실에서 근무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늦은 저녁 인근에서 햄버거를 사 사무실로 돌아왔으며, 발견 당시 그의 책상 위에는 먹다 만 햄버거가 놓여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지병으로 약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이상 증세를 느낀 것은 오후 11시쯤이었다. 그는 119에 신고했으나 다급한 상황을 설명하지 못한 채 '캑캑'하는 소리를 내다 연결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기지국 신호를 통해 위치를 추적했으나 신호 반경이 넓어 발신지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 호출 서비스 등은 정확한 위치 확인이 가능하지만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는 반경이 넓어 특정이 쉽지 않다"고 했다.
당시 교통과에는 A 씨 혼자 야근해 발견이 늦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A 씨는 다음날 오전 청소하던 환경미화원에게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소방 당국이 파악한 A 씨의 전화번호를 토대로 당직실 등에 문의했었다면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대응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정부가 공무원 당직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청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많다"며 "교통사고 처리나 동물 사체 처리 등 긴급 상황 대응을 위해서는 당직실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당직자가 새벽 시간대 사무실을 순찰했다면 A 씨를 더 빨리 발견하지 않았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야근의 경우 2인 1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할 예정이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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