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안 뽑나, 도청은 어쩌나"…경북 북부권에 번진 TK통합 물음표

고령층 "통합 진행 사실도 몰라"…절차·혜택 설명 요구 잇따라
법사위 거쳐 이달 본회의 처리 가능성…지역에선 소외감·속도전 비판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왼쪽)과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유승관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그면(그러면) 6월에 경북도지사는 안뽑니껴(안 뽑습니까)? 또 그면 이철우(경북도지사)는 우예(어떻게) 되니껴(됩니까)? 통합되면 우린 뭐가 좋니껴(좋습니까)? 안동에 새로 지은 도청은 우예 되니껴?"

설 명절 연휴 기간 경북 북부권에 속하는 안동과 예천, 영양, 봉화 등지의 주민들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대체로 이런 반응을 보였다.

주민 대부분이 60~80대 고령층이 많은 탓에 행정통합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도 상당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오는 7월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출범 가능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 경북 북부권 지역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전망과 달리 TK(대구·경북)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기류다.

설 당일인 지난 17일 경북 영양에 사는 권모 씨(70대 후반)는 "경북과 대구가 합치면 영양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없어지는 것이냐"며 행정통합의 과정과 절차를 되묻기도 했다.

봉화 주민 금모 씨(69)는 "사실 행정통합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조차 잘 몰랐다. 주민 의견이 가장 중요한데 주민들에게는 묻지도 않고, 정치인과 관료 집단이 자기들끼리만 논의하고 추진을 결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추진 과정에서의 '소외감'을 토로하며 볼멘소리를 했다.

또 다른 70대 주민은 "통합이 되면 경북 북부권에 사는 70~80대 노인들에게 혜택은 무엇인지 어떤 설명도 없었다"며 "통합의 장점이라도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년층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동에 사는 정모 씨(49)는 "일부 정치인과 선출직 공무원이 행정통합만이 지역소멸을 막는 해법이라고 말은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그 길을 100m 달리기하는 식으로 전력 질주한다면 놓치는 것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동에서 영양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 이모 씨(48)는 "공무원들도 중앙정부의 지방으로의 권한 이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거를 눈앞에 두고 행정통합 논의가 있다 보니 경북 북부권 공무원들은 더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유승관 기자

앞서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을 의결했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충남·대전, 전남·광주 지역의 행정통합 특별법도 같이 처리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향후 이들 특별법에 대한 위헌 여부, 다른 법령과의 충돌 여부 등을 심사한다. 법사위에서 특별법이 의결되면 국회는 이달 중으로 본회의를 열어 심의·의결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법안이 공포되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해 7월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시대를 연다는 방침이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