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 사실상 중단…"핵심 쟁점 논의 재개해야"
- 김대벽 기자

(대구·안동=뉴스1) 김대벽 기자 = 경북도가 대구시와 함께 추진해 온 행정통합 논의가 특별법 초안과 출범 로드맵 마련까지 이르렀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실상 중단됐다.
10일 도에 따르면 대구시와 경북도는 2024년 5월 17일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화한 뒤 같은 달 23일 통합태스크포스(TF) 구성, 6월 4일 행정안전부·지방시대위원회·대구·경북 4자 간담회, 12일 경북 민관합동추진단 구성 등 통합 절차를 빠르게 밟았다.
이어 대구시와 경북도는 통합 발전구상 연구 착수 및 실무추진단 TF 회의를 거쳐 행정통합 특별법안 초안을 상호 검토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정부도 당시 행안부를 중심으로 '연내 특별법 제정, 2026년 7월 1일 통합 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러나 2024년 말 행정통합 특별법안 검토 단계에서 '12·3 계엄' 사태가 발생하며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여기에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이 2025년 대선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사퇴하면서 시는 시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이와 관련 김정기 시장 직무대행은 올해 초 회견에서 "민선 9기가 출범해야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북도는 2024년 8월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구상)을 공개하며 규제 완화, 재정 특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방안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관련 논의는 '속도'보다 '방향'에서 제동이 걸렸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 원칙 가운데 중앙 권한 이양과 재정 자율성 확대에는 일정 수준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통합 모델을 둘러싼 인식 차가 있었던 것이다.
경북도는 "통합의 중심은 시·군·구"라며 권한이 광역에 집중되는 특·광역시형 모델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한 반면, 대구시는 광역 기능 중심의 행정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류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시·군·구 권한 범위, 통합 청사 위치와 관할, 소방·교육 운영 체계 등이 양측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교육 분야를 두고는 '통합안에 구체적인 대책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반복됐다.
의회 차원의 공개 지적도 통합논의의 추진 동력을 약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경북도의회는 행정사무 감사에서 '행정통합이 경북 교육에 미칠 영향 분석이 부족하다'며 교육청과 학교 현장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구시의회도 2024년 10월 시정질문을 통해 "행정통합 논의가 3개월 만에 사실상 중단됐다"며 시의 명확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질의했다. 2025년 11월 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행정통합추진단이 목표를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관련 세미나와 연구용역 등 예산 집행의 타당성을 따졌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과 행정 안팎에서는 "행정통합이 완전히 폐기됐다기보다는 실익과 구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멈춰 선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권한 배분과 재정 구조, 교육 대책 등 핵심 쟁점을 정리하지 못할 경우 논의 재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지역 관계자는 "통합이 다시 추진되려면 시·군·구 권한 강화 방안과 재정 특례의 실효성, 교육·소방 등 생활 행정에 대한 명확한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행정통합은 다시 정치적 구호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dby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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