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업 57% "2035 온실가스감축 목표, 기업 경영에 악영향"

차부품, 기계·금속, 섬유 업종 타격 클 듯

2035 NDC 확정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대구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대구 기업 2곳 중 1곳 이상은 정부가 확정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035 NDC)' 수준이 높아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달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내용의 2035 NDC 목표를 확정했다.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62.8% 줄이고, 신차 판매의 70% 이상을 전기차나 수소차로 전환하도록 했다.

NDC는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에 따라 당사국들이 5년마다 스스로 수립해 유엔에 제출하는 10년 단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다.

30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구 제조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2035 NDC 확정에 따른 제조기업 영향 및 대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 73.3%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3~61%까지 감축하는 목표 수준이 '높다'고 답했다.

또 56.8%는 2035 NDC 확정이 향후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내수 중심 기업(58.4%)보다 수출 중심 기업(65.9%)의 우려가 더 높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기업이 71.4%로 가장 많았고, 기계·금속(68%), 섬유(58%) 순이었다.

NDC 확정에 따른 부담 요인으로는 전기요금·연료비 등 에너지 비용 상승 부담(5점 척도 3.94점),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부담(3.84점), 생산설비·공정 개선 투자(3.81점) 등을 꼽았다.

NDC 및 탄소감축 정책을 '중요한 경영 이슈'로 인식하는 기업이 79%에 달했으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기업은 16.5%에 불과했다.

'관련 정책에 대한 정보 부족'(53.1%)과 '내부 전문 인력 부족'(40.1%), '설비 투자 여력 부족'(38.8%)을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혔다.

기업 규모별로는 10인 미만 기업이 6.9%, 10~49인 기업 14.5%, 50~99인 기업 26.3%, 300인 이상 기업 40.0%가 '적극 대응'이라고 답해 기업 규모가 클수록 대응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 내 고객사(원청)나 해외 바이어로부터 탄소정보 제출 요구를 받은 기업은 25.6%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이 62.9%로 가장 많았고 기계·금속(20%), 섬유(19.4%), 전기·전자(10%), 의료·바이오(9.1%)가 뒤를 이었다.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지원 정책으로 기업들은 '산업용 전기요금 안정'(55.1%), '고효율·저탄소 설비 지원'(42%), '태양광·ESS 등 재생에너지 설비 지원'(39.2%) 등을 들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2035 NDC는 일부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중소 제조기업의 원가·투자·거래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함께 고효율 설비 투자, 탄소 데이터 관리 지원을 연계한 '전환투자 패키지'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