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문 호텔 방 예약 문의 이어져…경주 'APEC 특수'
[경주 APEC] 시민이 체감한 'APEC의 7일'
"APEC 계기로 경주 매력 전세계로 뻗어나갔으면"
- 이성덕 기자
(경주=뉴스1) 이성덕 기자 =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 이후, 경주는 여전히 세계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열린 도시'로 남았다.
APEC 폐막 다음 날인 2일 첨성대와 월정교, 동궁과 월지, 불국사 등 주요 관광지는 각국 정상과 대표단이 떠난 자리를 대신해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숙박시설은 만실을 기록했고, 황리단길과 보문단지 주변 식당과 카페에는 "APEC 덕분에 활기를 찾았다"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주시민들은 이번 행사를 단순한 국제회의가 아닌 '도시의 변곡점'으로 평가했다.
경주 대표 관광지인 황리단길에서 타로사주카페를 운영하는 점주 박 모 씨(50대·여)는 "APEC 기간에 황리단길을 방문한 서양 관광객들이 '관상과 손금을 봐 달라'고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며 "통역을 해 주는 앱으로 손금 정도 간단하게 봐 드렸는데 매우 신기해하셨다. 동양 문화를 소개한 것 같아 신기했다"고 말했다.
황리단길 곳곳에는 통역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경북지역 대학에 다니는 자원봉사자 말레이시아인은 "이번 활동을 계기고 처음 경주를 방문하게 됐다"며 "경주에는 무덤이 곳곳에 많은데 이 부분이 참 인상 깊다, 아름다운 도시 같다"고 말했다.
행사 기간 일부 교통 혼잡과 보안 통제는 불가피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불편했지만 자랑스러웠다"는 쪽이 많았다.
황남동 주민 이 모 씨(63)는 "차가 막히고 통제가 많았지만 외국 손님이 우리 마을을 사진 찍고 감탄하는 걸 보니 뿌듯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경주의 아름다움이 전 세계로 뻗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주 지역 숙박·음식·교통업계는 오랜만에 '특수'를 맞았다.
보문단지 내 한 호텔은 "APEC 기간에 평소 주말과 같이 예약률은 거의 100%"였다며 "행사에 방문한 각국 대표들이 방을 사용하셨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머문 방 예약에 대한 문의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트렁크에서 여행 가방을 내리는 일이 많아졌다"며 "그만큼 외국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 방증 아니겠느냐"고 웃었다.
APEC이 끝난 뒤에도 경주는 여전히 축제 중이다.
월정교 일대의 야간 미디어아트 공연 '몽화: 천년의 문이 열리다'와 경주박물관 특별전, 황리단길 거리공연 등이 잇따라 열리며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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