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경마장, '순회경마' 추진…자체 경주마 없어 부산 말 '출퇴근'

[국감 브리핑] 조경태 "말 복지 내팽개친 기형적 사업"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뉴스1 자료,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내년 개장 예정인 경북 영천경마장이 '순회 경마'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체 경주마 없이 부산지역의 말을 트럭으로 옮겨 와 경마를 진행하는 것으로 벌써부터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을)이 한국마사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는 오는 2027년 기준 영천경마장 운영을 위해 부산·경남경마장의 경주마를 트럭에 실어 매주 수송할 계획이다. 부산에서 영천까지 왕복 거리는 250㎞로 3시간 30분 소요된다.

그러나 장거리 반복 수송은 말에게 치명적인 '수송열'(폐렴)과 '산통' 발병률을 급격히 높이는 동물 학대 행위로 꼽힌다. 이 때문에 마주협회는 최근 말 건강을 이유로 영천경마장 출전을 만장일치로 거부하기까지 했다.

조 의원은 "마사회가 무리하게 이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30년간 레저세 50% 감면'이라는 수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사회는 이 같은 혜택에 따라 연간 298억 원의 수익 증가가 예상되지만, 경마 횟수가 줄어드는 부산·경남의 세수는 연간 326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조 의원이 전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2009년 경마장 공모 당시 마사회에 '30년간 레저세 50% 감면'을 약속하며 영천경마장을 유치했다. 3057억 원을 들여 영천시 금호읍 성천리 145만㎡에 건립 중인 영천경마장은 내년 9월 개장할 예정이다.

조 의원은 "마사회는 말 복지를 팽개치고 오직 세금 감면 수익을 위해 부산·경남 경제를 희생시키는 기형적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영천경마장을 운영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경주마와 인력을 '정상적'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