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낙동강 다리 투신 예방 위해 '생명의전화' 확대 설치 필요

구미, 산호, 남구미 대교 등 3개 교량에 각 1대씩 설치
생명의전화 투신 시도자 구조율 95% 이상

구미대교에 설치된 생명의전화. (재판매 및 DB금지)2025.10.17 /뉴스1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경북 구미지역에서 최근 교량 위 투신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생명 보호를 위한 시설물과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추석인 지난 6일에는 남구미대교에서 한 남성이 투신을 시도했으나, 시민 박성우 씨의 신속한 구조로 생명을 구한 사례가 있었다.

17일 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구미에서 발생한 투신 신고는 38건이다. 이 중 구미 대교에서 19건(사망 2명), 산호 대교에서 15건(사망 0명), 남구미 대교에서 4건(사망 1명)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6일까지 이들 3개 교량에서 16건의 투신 신고가 접수됐다.

구미에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이 8개 있다. 이중 투신 시도가 높은 구미 대교와 산호 대교, 남구미 대교 등 3곳의 교량에만 생명의 전화가 1대씩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들 3개 교량에도 한쪽 방향에만 설치돼 있어 실효성 논란과 함께 확대 설치 목소리가 높다.

SOS 생명의전화는 2011년부터 14년간 전국에서 1만 건에 가까운 상담을 통해 2200명이 넘는 상담자를 구조했다. 이중 생명의전화 투신 시도자 구조율은 95%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 시도자가 생명의전화에 연락하면 95%가 마음을 돌린다는 얘기여서 구미시 교량에 대한 생명의전화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미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길이는 600~800m에 이르고 폭은 17m~35m에 이른다. 이렇게 길고 넓은 다리에 생명의전화가 1대만, 그것도 한쪽에만 설치된 것은 너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다.

구미시 3개 교량에 설치된 생명의전화는 지난 2002년 경북도가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 도내 지자체 수요조사를 통해 설치한 것이다.

경북도 지자체에는 생명의전화가 포항 5개, 안동 5개, 구미 3개, 고령 2개, 문경 1개, 성주 1개가 설치돼 있으며 이외 지자체는 하나도 설치돼 있지 않다.

반면 서울에는 한강 20개 교량에 총 75대가 설치돼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생명의전화 1대 설치비용은 1430만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추석 남구미대교 투신자 생명을 구한 박성우 씨는 "생명의전화 투신자 구조율이 95% 이상이라 하는데 좀 더 많이 촘촘히 설치하면 아무래도 좀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임명섭 구미보건소장은 "자살 문제는 정부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구미시도 깊이 있게 고민하고 있다. 내년에 추경을 통해서라도 예산을 세워 낙동강 다리에 생명의전화를 더 많이 설치하고 지능형 CCTV 등도 더 늘려 투신 시도자들의 생명을 더 많이 구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