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료원 재정난 심각…올 연말 현금 보유액 '0원' 전망

대구시 감사서 '경영 개선 미흡' 등 34건 적발

대구의료원 전경(뉴스1 자료)

(대구=뉴스1) 이재춘 기자 = 공공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연말 병원의 현금 보유액이 '0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대구시는 지난 4월 14~30일 대구의료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경영 개선 노력 미흡, 직원 채용 부적정, 요양급여비용 심사 소홀 등 34건의 위법 사항을 적발해 시정 5건, 주의 13건, 통보 16건의 행정 조치를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감사 결과 대구의료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자들의 대규모 이탈과 비용 증가로 2023년 117억 원, 지난해 10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대구의료원의 재정 상태는 유동자산이 전년보다 23.3%(71억 원), 자산 총계는 16.2%(84억 원), 이익잉여금은 104억 원 각각 감소했다. 자본총계가 27.9% 줄어든 반면 고정부채는 176억 원 늘었다.

수익은 줄어든 반면 비용은 계속 늘어 2023년 80억 원, 지난해 110억 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대구시는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 연말 의료원의 현금 보유액이 0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미수금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94억 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대비 53.1% 증가했고 인건비도 지난해 397억 원으로 전년보다 15억 원(4.1%), 2019년과 비교하면 68억 원(20.9%)이나 늘었다.

지난해 기준 대구의료원의 인력은 562명으로 2019년(569명)에 비해 오히려 7명 줄었다.

인원은 줄었는데 인건비가 늘어난 원인은 의료원이 대구시에 승인·보고 없이 원장 마음대로 수당을 신설하거나 증액했기 때문이다.

의료원 측은 2022년 2월 코로나19 확진자의 신규 입원 때 1일당 10만 원을 지급하는 입원수당을 신설했고, 지난해 7월부터는 가정간호수당을 새로 만들어 매월 5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leaj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