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곡동 침수, 배수펌프장 제진기 작동 오류 탓…업무 태만 '인재'"

대구시 "정확한 원인 조사 중…재발 방지책 마련"
"함지산 산불 영향 없어"

18일 오전 대구 북구 노곡동 빗물펌프장에서 시설 관계자들이 집게크레인을 동원해 전날 집중호우 때 쌓인 쓰레기와 나뭇가지 등을 제거하고 있다. 2025.7.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집중호우로 대구 북구 노곡동 주택가에서 침수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행정당국의 관리 미흡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대구시와 북구, 침수 피해 주민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50분 대구에 호우경보가 발령되자 삽시간에 노곡동 일대에 물이 차올랐다.

노곡동과 가까운 조야동 일부는 저지대에 위치한 상습 침수지역이다. 이에 대구시는 2009년 6월 수십억 원을 들여 배수펌프장 공사에 착수, 2011년 5월 완공하고 배후 산지에 터널 고지 배수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집중호우에도 침수 피해는 재발했다. 주민들은 입을 모아 "배수펌프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라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18일 아침부터 포클레인으로 배수펌프장에 쌓인 쓰레기를 처리했다"며 "저지대가 침수되지 말라고 설치한 배수펌프장이 제 역할을 못 해 평온한 일상이 빼앗겼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주민들은 또 "과거에도 침수가 일어났을 때 배수펌프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가을에는 스크린에 낙엽이 가득 쌓여 있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 자주 치우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배수펌프장 제진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말을 토대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진기는 배수로로 유입되는 물에 섞인 쓰레기 등 부유물질을 제거하는 장치다. 쇠창살로 된 스크린에 걸린 쓰레기를 밖으로 걷어내야 배수펌프가 작동한다.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마을이 집중호우에 침수돼 119구조대가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구명보트를 타고 마을로 들어가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침수 피해를 본 주민들은 "침수된 집에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언제 장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침수된 차량 처리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북구 관계자는 "상가, 주택, 차량 등의 침수 피해를 접수하고 있다. 양수기 2대를 배치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생한 함지산 산불과 침수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산불 발생 후 복구 공사를 완료했고 침수 피해 현장에서 불에 탄 나뭇가지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산불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북구 노곡동에서 발생한 침수로 고립됐던 주민 22명은 구조 당국의 고무보트로 대피했고 4명은 자력으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