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쪽방 주민 에어컨 전기료 1년 만에 지원 중단
에어컨 설치된 주민만 월 5만원 지원하자 민원 쇄도
쪽방 실내 평균 온도 32.1도, 최고 40.1도 측정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구시가 쪽방촌에 지원한 에어컨 전기요금을 1년 만에 중단하기로 했다.
2일 대구시와 대구쪽방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을 받아 7~8월 전기요금을 에어컨 1대당 월 5만 원까지 지원하자 일부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 "이중 지원 아니냐"는 등 항의 민원이 빗발쳤다.
대구의 쪽방에 사는 주민은 530명이며, 쪽방 111세대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에어컨이 설치된 주민에게만 월 5만 원이 지원되자 쪽방집 특성상 계량기를 공유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계산하기 쉽지 않고, 세입자가 쪽방집 주인에게 직접 현금을 전달하거나, 쪽방집 주인이 에어컨 설치를 이유로 월세를 더 많이 받는 등 문제점이 불거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다수 쪽방 주민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 등을 받는 상황에서 여름철 전기요금 지원과 관련한 민원이 적지 않다"며 "에어컨 전기요금 지원 대신 올해부터는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조를 이뤄 안부를 확인하고 상담한다든지 보양식이나 반찬을 더 제공하는 쪽으로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대구쪽방상담소 관계자는 "대구시의 폭염 및 도시열섬현상 대응 조례에는 폭염 취약계층을 장애인 등으로 두루뭉실하게 표현돼 있다"며 "쪽방 거주 주민도 포함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올 여름이 예년보다 더 더울 가능성이 크다는 기상 당국이 전망이 나와 쪽방 주민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7~8월 기온이 평년을 웃돌 확률이 50%로 나타났다.
대구 쪽방 주민 A 씨(60대)는 "몸 하나 겨우 누울 수 있는 방이 여름이면 찜질방이 된다"며 "선풍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을 맞으면 숨이 턱턱 막힌다"고 했다.
대구쪽방상담소의 자료를 보면 쪽방의 실내 평균 온도는 32.13도, 최고 40.1도로 측정돼 권장 쾌적 온도 범위를 훨씬 초과했다.
쪽방 주민들은 하루 평균 실내에 약 17시간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평균 수면 시간은 4.2시간에 불과하며 상당수가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 온열 관련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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