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서 국수 먹고 동성로서 '어퍼컷'…윤석열, 당선 후 첫 대구 방문

상인들 "대구 잘되게 해 달라" 환대…2030 "대통령 처음 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동성로의 한 분식집을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방문해 식사를 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동성로를 방문해 환영나온 시민들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당선 후 처음으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대구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서문시장은 주로 보수 성향의 정치인들이 세(勢) 결집이나 정치적 위기 극복 등을 위해 찾는 단골 장소다.

윤 당선인 역시 20대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3월8일 서문시장을 방문해 TK(대구·경북)지역 마지막 유세 연단에 올랐다.

당시 윤 당선인은 수천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서문시장은 제 정치적 에너지의 원천"이라며 막판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20대 대선 때 윤 당선인의 대구 득표율은 75.1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날 윤 당선인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시장 정문 입구부터 건어물 상가, 주차장 입구로 이어지는 중앙 통로의 양쪽 인도와 시장 골목 곳곳에 지지자와 시민 수천명이 몰려 북새통을 빚었다.

낮 12시를 조금 넘겨 경호차량의 호위 속에 윤 당선인이 탑승한 차가 도착하자 양쪽 인도에 늘어선 지지자와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50대 주부 임모씨는 "윤석열 당선인이 온다는 사실도 모르고 시장을 찾았는데, 운 좋게 얼굴을 봤다"며 "앞으로 대구를 잘 챙겨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침구류를 파는 상인은 "당선인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대구와 서문시장이 잘 되도록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시장 골목 안쪽의 간판도 없는 국숫집을 찾자 경호인과 취재진,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통령 당선인의 방문 사실을 모른 채 국숫집을 찾은 손님과 근처를 지나던 시민들은 "오늘이 무슨 날이냐", "유명 연예인이 왔느냐"며 놀라워했다.

국숫집 식사에 앞서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와 간담회를 가진 윤 당선인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대구 시민과 상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윤 당선인은 "권력이 서문시장에서 나오는 것 같다. 서문시장만 오면 아픈 것도 다 낫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며 "자영업자를 우리 경제와 사회의 허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새 정부의 정책 목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문시장에는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 등 대구시장 출마자들이 얼굴을 비쳤다.

그러나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윤석열 당선인은 국정을, 저는 대구시정을 맡겠다"던 홍준표 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대구 팔공산 동화사와 서문시장을 잇따라 찾은 데 이어 오후에는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예방한 후 동성로를 찾았다.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윤 당선인은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에 가진 미안한 마음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동성로를 방문해 환영나온 시민들과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그는 대구 최대의 도심인 동성로에서도 환대를 받았다.

2030 젊은층들은 "대통령 실제로 처음으로 봤다"며 신기해 했다.

옛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 오른 윤 당선인은 "여러분들의 열렬한 성원과 압도적 지지로 이제 한달 후면 대통령직을 인수하게 된다.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께서 대구경북을 우리나라의 수출 산업의 기지로 만들어 대구경제를 도약 시키셨듯이 대구경북의 새로운 도약을 여러분들과 함께 이뤄내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 덕분에 어려운 과정도 힘든 줄 모르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제가 퇴임하는 그 순간까지 5년간 직을 수행하면서 여러분들의 열렬한 성원과 압도적 지지, 저에 대한 기대를 잊지 않고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어퍼컷 한번 할까요"라고 말한 뒤 대선 기간 자신의 대표하는 세리머니였던 어퍼컷을 두차례 한 뒤 무대를 내려갔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