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고향 구미시장 선거 여야 9명 각축…보수 단일화가 관건

유권자 36% 차지하는 20~30대 표심도 변수

구미시장 출마 예정자들 위쪽 왼편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세용 구미시장, 김봉재 민주당 구미갑지역위원장, 김석호 국민의힘 민족화해분과위원장, 김영택 전 경북도정무실장, 김장호 전 경북도기획조정실장, 김재근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한국 대표, 김재상 구미시의장,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이태식 전 경북도의원(여·야순, 가나다순) 2021.12.27/ 뉴스1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시장 자리를 내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경북 구미시에서 내년 제8회 지방선거 구미시장 자리를 놓고 보수와 진보 진영 예비주자들이 '자리 고수'와 '설욕'을 벼르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장세용(67) 현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 도전에 강한 자심감을 보이고 있고, 지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김봉재(62) 구미시갑 지역위원장이 당내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여 2파전이 예상된다.

장 시장은 "재임 기간 구미형 일자리 등을 통한 6조원대 투자 유치와 7000여명의 고용창출 등이 여당 시장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며 "예산 2조원 시대를 열어 구미 경제도약의 신호탄을 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있을 때마다 현수막을 내걸고 존재감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김 위원장은 'KTX 구미역 신설', '새마을 중앙연수원 구미 이전', '해평취수원 대구 이전과 연계한 낙동강변 국립공원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장 시장과 김 위원장은 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분위기를 이어받아 '여당 시장론'을 앞세워 세몰이를 한다는 전략이다.

보수의 심장에서 진보의 깃발을 내준 야당에서는 설욕을 벼르고 있다.

조국 사태와 부동산 문제, LH 사태 등으로 국민들의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지난 보궐선거에서 민심이 민주당을 떠난 것으로 확인되자 '공천=당선'이라는 인식 아래 7명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장세용 시장에게 석패한 뒤 4년간 구미를 떠나지 않고 와신상담 중인 이양호(62) 전 농업진흥청장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 전 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7만1030표로 38.7%의 지지를 받아 7만4883표로 40.8%의 지지를 얻은 장세용 시장에게 2.1%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이 전 청장은 지난 2월15일 일찌감치 구미경제연구소를 개설한 뒤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밀면서 표밭을 다지고 있다.

그는 "구미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산업도 중요하지만 관광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낙동강을 대대적으로 개발해 놀거리, 먹거리, 쉴거리를 연계한 관광단지를 만들어 1000만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며 "구미를 4차 산업의 전진 기지로 만들어 인구 50만의 경북 중심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공약했다.

김석호(62) 국민의힘 민족화해분과위원장도 지난달 17일 출마를 선언하고 지역 행사를 다니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 힘 전신) 구미갑 공천에서 컷오프되자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해 무소속으로 나서지 않고 불출마했다.

그는 "구미를 다시 대한민국의 경제 심장으로 만들기 위해 구미공단에 4차 산업을 육성하고 지역의 빈 오피스텔과 공장 부지 등을 활용해 젊은이들의 해방구를 만들고 국내·외 젊은이들을 구미로 유치해 대한민국 대표 청년창업도시로 만들겠다"며 "1000억달러 수출과 100만 도시의 기틀을 만들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업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태식(60) 전 경북도의원도 내년 초 출마 선언을 준비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도의원은 "휘청거리는 구미 경제를 더는 두고 볼 수 없고, 제2의 구미 경제 부흥을 앞당기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행정은 부시장에게 맡기고 기업과 투자 유치, 중앙부처 예산 확보 등 구미경제 살리기에 주력하는 세일즈맨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상(64) 구미시의장은 자천타천으로 시장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3선인 김 의장은 12년간의 의정 활동을 바탕으로 ’토박이론‘을 내세우며 "쇠락하는 구미공단의 활성화를 위해 기업 유치 등 구미산단의 옛 영화를 되찾겠다"고 했다.

그는 "행정은 부시장이나 실·국장에게 맡기고, 시장은 철저하게 비즈니스맨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장호 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지난달 30일 사표를 내고 지난 13일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구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실장은 "중앙부처에서 일하며 쌓은 인맥과 소통 능력, 기업 투자 유치 경험을 살려 구미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며 "고향 구미와 대한민국을 위해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김영택(56) 전 경북도 정무실장도 구미시장 도전을 위해 지난 6일 사표를 냈다.

경북도의원, 한나라당 경북도당 대변인을 역임한 그는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김재근(60)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 한국 대표이사도 구미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 출신으로 오상중·고 총동창회장인 김 대표는 1987년 한국전기초자 사원으로 입사해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 한국 대표이사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인 인물로 본사와 조율을 거쳐 내년 1~2월쯤 사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구미시장 후보들이 하나같이 '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우는데 기업의 생리도 모르면서 기업을 어떻게 유치할 수 있겠느냐"며 "기업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인 출신의 강점을 살려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유치해 구미의 경제를 획기적으로 살려놓겠다"고 말했다.

구미지역 정가에서는 집권 여당 출신 시장 선출로 지역의 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조국 사태와 부동산 문제, LH 사태 등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보수 후보가 압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도시'인데다 전통적으로 진보성향의 고정표가 30% 이상 나오기 때문에 공천에서 탈락한 보수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나온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진보 진영에서 후보가 1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 2~3명이 나와 각축전을 벌이게 된다면 어부지리로 진보진영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달 기준 구미시 평균 연령은 39.7세로 경북에서 가장 젊다.

구미시 25개 읍·면·동 중에서 평균 나이가 40세 이하인 곳은 산동읍, 양포동, 진미동, 공단동, 임오동, 비산동, 인동동, 상모사곡동, 선주원남동 등 8곳이며, 이들 지역의 인구는 21만7523명으로 전체 인구(41만3164명)의 52%에 달한다.

연령대별 유권자 비율을 보면 이번 선거에서 20~30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