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독점계약으로 파산위기 몰린 중소기업 사장의 눈물
계약뒤 최소 구매수량도 안지켜…경영악화로 '패스트트랙' 신청
CJ ENM과 국내 독점계약 한 뒤 유통망 붕괴로 부도 위기
- 정우용 기자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업체가 대기업 CJ ENM과 국내 독점계약을 한 뒤 파산 직전으로 몰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북 구미시 모비프렌 허주원 대표(62)는 6일 "10년간 블루투스 이어폰에 대한 연구개발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시점에 CJ ENM이 '판매도 신장시켜 주고 브랜드도 키워주겠다'고 국내 독점계약을 제안해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 심정으로 계약했는데 이로 인해 회사가 부도 직전에 놓였다"고 망연자실해했다.
허 대표에 따르면 2016년 8월 1일 CJ ENM과 2016년 13억6000만원, 2017년 40억원, 2018년 45억원의 최소 구매 수량을 정한 모비프렌 제품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했다.
하지만 CJ ENM은 계약후 한달 뒤인 9월에 1억1400만원을 구매해 간 뒤 10월 1억800만원, 11월 1억4400만원, 12월 3200만원어치의 제품만 구매해 갔다.
2016년도에 13억 6000만원어치의 최소 물품을 구매하기로 계약했으나 8억8900만원어치만 가져간 것이다.
이어 2017년 1월에는 7200만원, 2월 3600만원, 3월 2억 3900만원, 4월 0원 어치의 제품을 구매했다.
계약대로라면 한달에 최소 3억 3300만원, 4개월이면 13억2000만원 어치를 구매해야 하는데 3억9800만원어치만 사 간것이다.
'대기업이 계약을 어길 리 없다'는 생각에 그는 계약후 설비를 증설하고 인력을 더 뽑은 뒤 2016년 최소 구매금액 13억 6000만원 어치의 제품을 선생산하고 2017년 상반기 생산용 부품 6억원어치를 선구매를 하는 등 자본을 투입했다.
그는 "CJ ENM은 구매의향서를 보내며 납품 기일을 2일 줬다.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선생산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어떤 부품은 우리가 발주를 넣으면 납품에 몇달씩 걸리는 것도 있어서 선부품구매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 대표는 CJ ENM의 계약 불이행으로 경영 악화에 몰리게 됐고 이로 인해 신용등급은 9단계 하락해 더 이상 대출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으며 결국 '패스트 트랙(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을 등급으로 구분하여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인건비를 줄 수가 없어 CJ ENM과 계약 당시 50여명에 달하던 모비프렌 직원들을 6명으로 줄였다.
CJ ENM과 계약전 모비프렌 블루투스 이어폰 제품은 국내 거래처 26곳을 통해 하이마트, 이마트, 면세점, 용산 전자상가 등 1000여군데 이상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었고 독일·일본 등에 연간 180만 달러어치의 제품을 수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CJ ENM은 모비프렌과 독점 계약 뒤 26개 거래처에 납품을 거부하고 "직접 판매를 하겠다'"며 이들과 거래를 끊었다고 한다.
허 대표는 "애타는 심정으로 메일과 등기, 내용증명 등을 CJ ENM의 본부장, 대표이사, 회장 등에게 수차례 보내고 계약이행을 호소했지만 단 한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독점 계약을 하면서 물건이 많이 팔릴것으로 기대하고 기존 제품 판매이익의 30% 정도 수준으로 납품했는데 CJ ENM은 기존 거래처를 다 끊어 버린 뒤 물건을 제때 안 가져가고 가져간 제품마저 창고에 처박아 놨다" 며 "독점계약으로 다른곳에서는 못팔게 한 뒤 물건을 시장에 풀지 않으면 계약이 끝난 뒤 그 기업은 망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분개했다.
이어 "CJ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쏟느라 해외 거래처도 결국 다 떨어져 나갔다"고 허탈해했다.
CJ ENM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2017년 5월에는 7억 5000만원, 6월 2억 4400만원, 8월 6억 9700만원, 9월 4억 6700만원, 10월 5억 3800만원, 11월 4억 3800만원 12월 4억9600만원어치의 물건을 가져가는 등 갑자기 구매 금액을 늘렸다.
허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력한 재벌 개혁 의지를 보이고 대기업의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CJ ENM이 서둘러 계약을 이행했는데 이때 가져간 대부분의 제품이 시장에 판매가 되지 않고 84억원치로 추정되는 제품이 창고에 쌓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며 "CJ ENM이 10년 넘게 매달려 죽기 살기로 확보한 거래처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고 창고에 처박아 놓는 행위는 해당 기업을 죽이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계약서에는 '모비프렌 측이 CJ ENM으로부터 받은 구매금액의 4%를 매 분기 판촉활동 지원금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데 CJ ENM은 계약 후 1년 이상 제품 패키지에 공식판매원 'CJ E&M'을 넣은 것 외에는 한 것이 없다" 며 "계약 후 1년 5개월이 지나 워너원을 내세운 특별 에디션을 만들기는 했으나 그것도 한달 뒤 광고를 중단하고 처음에는 우리한테 워너원 사진을 사용하지도 못하게 막았다"고 분개했다.
이어 "판매신장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겠다며 독점계약을 해 물건을 가져갔으면 물건을 시장에 풀어야 판매도 신장되고 브랜드 가치도 올라가는 것 아니냐" 며 "2년 5개월 동안 15억원어치 정도를 CJ ENM이 팔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은 우리가 납품한 제품을 10% 웃돈을 더주고 다시 사서, 선물이나 사은품 등의 기업특판 영업으로 우리가 판매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강한 유통망과 자금력을 가진 CJ ENM이 똑같은 제품을 우리보다 판매를 못한다면 누가 믿겠냐" 며 "거래처 다 죽여 제품 자체가 시장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제품을 팔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추락하고 유통망이 완전 붕괴된 상태로 계약이 종료되면 회사가 도산할 것이라는 공포속에 허 대표는 죽기를 각오하고 2018년 10월부터 국회앞에서 한달간 1인시위를 벌였고 11월부터는 광화문 광장에서 56일간의 노숙단식을 했지만 CJ ENM 측은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한다.
계약종료를 앞두고 모비프렌 임직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CJ ENM 본사와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청와대와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CJ 갑질에 대한 진상 규명 촉구'탄원서를 넣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는 "목숨을 건 노숙단식을 하는데 지역구 모 의원을 통해 "자기네(CJ ENM)는 사람이 죽어나가도 꼼짝하지 않는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며 "대기업의 불공정과 싸우면서 힘없는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고 눈물을 흘렸다.
CJ ENM 은 독점계약과 관련한 허 대표의 이러한 행위에 계약종료 4일 후 CJ ENM가 팔지 않고 창고에 쌓아놓은 추정치 84억원의 재고를 반품받을 의향을 물어오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계약종료 한달 후 허 대표를 서울서부검찰청에 사기죄로 고소하는 것으로 반응을 보였다.
2019년 1월 CJ ENM이 제기한 고소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허 대표는 "계약직후 5개월간의 계약 불이행으로 10억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게 돼 경영 이 악화됐고 거래전 1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우리 제픔이 판매 됐지만 CJ ENM이 모비프렌에 이관한 매장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유통망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계약이 끝난 뒤 2019년 블루투스 매출이 1월에 430만원, 2월 1500만으로 급감했다. 블루투스 직원 인건비만 1억원 이상 들어가 불가피하게 3차례에 걸쳐 44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했지만 회사는 결국 20억원의 빚을 지고 부도 직전에 몰렸다"며 "중소기업을 도산 직전까지 몰아넣고도 비상식적이고 파렴치한 행동을 한 CJ ENM의 횡포를 도저히 용서하기가 어렵다"고 절규했다.
그러면서 "CJ ENM의 파렴치하고 부당한 갑질 행태가 밝혀지고 진실이 이길때까지 끝까지 싸울것" 이라며 "만약 회사가 잘못된다면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CJ ENM에도 가장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 억울함을 밝히고 더 이상 대기업의 갑질로 피해를 입는 중소기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작은 역할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애플 에어팟 신제품 출시, 중국 저가 제품 등으로 모비프렌 제품의 판매가 잘 안됐다. 2018년 12월까지 계약한 물량을 모두 구매했으며. 상생을 위해 24억원 규모의 마케팅 활동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팔리니까 창고에 둔 것인데 손해를 보면서도 영업활동을 고의적으로 안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며 "기업운영을 그렇게 안한다. 계약을 위반한 것도 없고 마케팅도 충실히 했다"고 덧붙였다.
모비프렌은 2016년 미래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됐고 블루투스 이어폰 업계 최초로 애플사에 MFi (Made For iPhone)인증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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