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폭발 故 김원정 상사 영결식, 오열 속에 엄수
- 배준수 기자
(대구ㆍ경북=뉴스1) 배준수 기자 = 지난 11일 육군 제50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폭발사고로 숨진 고(故) 김원정(27) 상사의 영결식이 15일 국군대구병원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8시 경북 경산시 하양읍 은호리 국군대구병원 영결식장에는 고 김 상사의 부모와 가족, 서정천 50사단장, 장병, 권영진 대구시장, 김현기 경북도 행정부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권오을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대장으로 치러졌다.
서정천 50사단장은 조사를 통해 "신병 양성교육을 전담하는 육군훈련부사관으로서 충성을 다하고 조국의 품에 안긴 고 김 상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자"고 했다.
장병 대표로 추도사를 한 손승형 중사는 "'나는 300살까지 살 것'이라며 늘 당당하고 강건했고, 자신 보다 전우를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군인이었다"며 "나의 후배 원정아,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고 울먹였다.
헌화가 시작되자 김 상사의 어머니는 영결식장 바닥에 누워 "이 꽃을 네가 나한테 줘야지, 왜 내가 줘야 하나"라며 오열했다.
친지와 가족들도 슬픔을 꾹꾹 억누르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김 상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관이 운구차로 옮겨질 때 "원정이가 가기 싫다잖아, 불쌍한 우리 아들 가기 싫다고 하잖아"라면서 관을 붙들고 울부짖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고 김 상사는 이날 대구 명복공원 화장장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경북 안동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안동 영문고를 졸업하고 안동과학대학에 재학 중이던 2008년 50사단 기동대대에 사병으로 입대했고, 2009년 부사관 복무에 지원해 하사로 임관했다.
2012년 10월1일 중사로 진급한 고 김 상사는 이듬해 훈련부사관에 임명돼 신병교육대대에서 14개 기수 3164명의 훈련병을 교육했다.
키 173㎝에 몸무게 83㎏의 다부진 체격의 고인은 암벽 등반과 웨이트트레이닝을 즐겼으며, 중대원들도 고인을 유독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월급의 대부분을 부모에게 보내고, 용돈을 쪼개 여동생의 학비에 보태는 등 효심이 가득한 아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오전 11시13분 대구 북구 학정동 50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훈련장에서 입소 3주차를 맞아 투척 훈련을 하던 손모(20) 훈련병이 2005년 생산된 K413(KG14) 세열수류탄의 안전고리를 제거한 뒤 오른팔을 뒤로 젖히고 '던져'라는 구령과 함께 수류탄을 던지려던 중 폭발했다.
이 사고로 손 훈련병과 같은 안전참호에 있던 김원정 중사가 온 몸에 파편을 맞아 치료를 받던 중 숨졌고, 손 훈련병도 오른쪽 손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손 훈련병 좌측 후방 2m 거리에 있던 교관 박모(27) 중사도 다리 등에 파편을 맞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육군본부는 지난 13일 훈련부사관으로서 규정에 맞게 사선통제 소대장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점을 인정해 고인을 중사에서 상사로 한 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한편 육군 제2작전사령부는 예하 전 부대 장병들과 함께 중상을 입은 손 훈련병과 박 중사를 돕기 위해 성금 모금을 하고 있다.
pen2408@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