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만들겠다'…전과7범 20세 청년 또 구속시킨 형사(종합)

(대구ㆍ경북=뉴스1) 배준수 기자 = 올해 스무살인 김규현씨(가명)는 '전과 7범'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재혼을 하면서 함께 살던 새어머니와 늘 싸웠고, 가출을 밥 먹듯이 했다.

절도로 소년원을 들락거리면서 중학교를 중도에 그만뒀다.

검정고시로 중학교 졸업장은 겨우 손에 쥐었지만, 불우한 가정환경을 비관하며 절도짓을 멈추지 않았다.

대구 강북경찰서 권재연 형사도 규현씨의 가정형편과 범죄전력을 잘 알고 있다.

PC방 등지에서 금품을 훔쳤다가 권 형사에게 붙잡힌 규현씨는 지난해 3개월 동안 교도소에서 살다가 10월 출소했다.

권 형사는 "심성만은 착한 규현씨를 인간으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해 매주 불러내 용돈을 주고 용접기술학원에 등록시켜 직업교육을 받도록 했다.

그것도 잠시 뿐, 규현씨는 새어머니와 불화를 겪으면서 직업교육을 포기했고, 또다시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규현씨는 올 1월22일부터 2월3일까지 대구지역 PC방과 주차차량에서 163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쳤다가 권 형사에게 붙잡혔다.

1월에 가출한 규현씨는 훔친 돈으로 컵라면, 초코바 등을 사 끼니를 때웠고, 찜질방과 PC방을 전전했다.

권 형사에게 붙잡힐 당시 참회의 눈물을 흘리던 규현씨는 "처벌을 달게 받고, 출소하면 정말 정신을 차리겠다"고 약속했다.

규현씨의 새어머니는 "작년에도 형사들이 배려해줬는데, 아들이 기대를 무너뜨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권 형사는 "규현씨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형사는 "사건 발생 직후 규현이의 짓이 분명했다. 또다시 내 손으로 구속시켜 안타깝다"면서도 "이번에 복역 후 나오면 정말 제대로 된 직업인이 되도록 우리 형사들이 돕기로 했다. 주기적으로 구치소에 면회가서 사식을 넣어주고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용기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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