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네빵집주인 자살…낙후지역에 들어선 대형빵집때문?
“부산지역 주요 도로변 가운데 이 곳 만큼 낙후된 곳은 아마 없을 겁니다.”
13년간 부산에서 동네 빵집을 운영하던 40대 가장이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사건과 관련, 대형 제빵 체인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빵집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부산진구 개금3동 사무소의 노도현 사무장은 낙후된 지역 실정부터 거론했다.
개금3동은 거주 주민이 3만5000여명으로 동 단위로는 꽤나 큰 지역에 속한다.
하지만 재래시장이 한 곳도 없고 식당가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민들의 동선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곳이 이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10여 년 전부터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섰지만, 기존의 낙후지역과 아파트촌이 분리된 채 많은 아파트 주민들은 주로 차량을 이용해 1Km내외 떨어져 있는 서면이나 가야 대형마트 등 상권을 이용하는 생활문화에 익숙해 있다는 게 노 사무장의 설명이다.
제빵 업주 정모(49)씨가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빵집 건물이 위치한 곳은 부산의 간선도로인 가야로 개금사거리와 백양로가 이어지는 교차로 부근으로, 차량 통행은 많지만 인적은 드문 지역이다.
빵집 건물의 뒤편은 경부선 화물기차 철로가 인접한 철길마을로, 다소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지역이다.제빵 기술자 정씨가 처음 이 곳 3층 건물에 세를 얻어 2층에 살림집을 내고 1층에 빵집을 낸 것은 1999년 초다.
당시에는 버스정류장이 가까운데다 유동인구가 제법 돼 그런대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지만 2002년 H사 가야점이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손님이 끊겼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30일 고인의 유품 정리를 도와주기 위해 들렀다는 정씨의 후배 김모(40)씨는 “인근에서 함께 빵집을 했는데 10년 전부터 매출이 급감해 8년 전 빵집을 접었는데, 고인은 우직할 정도로 영업을 계속 해오다 결국 어려움을 극복 못한 거 같다”고 말했다.
정씨의 죽음과 관련, 대형 제빵 체인점들의 무분별한 동네 진출도 논란거리다.
실제 대표적인 제빵 체인점인 P사의 경우 개금동이 포함된 부산진구에 구 단위로는 부산에서 가장 많은 25개가 모여있다.
이 업체는 부산지역에만 207개의 가맹점이 있고, 전국적으로는 3200여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뿐만 아니라 여타 대형 제빵 체인점들의 공략으로 동네 빵집들은 점차 명맥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정씨 빵집의 경우는 인근 500m 이내에 H사 가야점(480여m)이 영업하고 있다.
개금3동 사무소 노 사무장은 “주로 차량을 이용해 대형 마트로 나들이하는 이 지역의 생활문화로 인해 여기에는 영세 상인들의 설자리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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