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신고했노" 흉기 휘두르고 염산 뿌린 70대 스토커 '징역 5년'

특수협박 혐의 구속 영장 기각…재차 접근해 범행

부산고등·지방법원 깃발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자신이 일방적으로 연인 관계라고 생각한 스토킹 피해자를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고 염산을 뿌려 살해하려 한 7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나원식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70대·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또 8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와 염산을 몰수했다.

A 씨는 지난 6월 3일 오후 5시 32분쯤 부산 사상구의 한 가게에서 근무하던 B 씨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르고 염산을 머리와 목 부위에 뿌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일방적으로 B 씨를 자신의 연인이라 생각했던 A 씨는 B 씨가 다른 손님을 챙기는 데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지난 5월 17일에도 흉기를 소지한 채 B 씨를 협박해 특수협박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재범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해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A 씨는 지난 6월 1일 B 씨가 근무하는 가게를 찾아가 "나한테 할 말 없나"라고 말하며 B 씨의 사진과 자신의 전화번호, 계좌번호를 적은 종이를 건네며 추근댔다.

B 씨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자 A 씨는 이틀 뒤 집에 있던 흉기 등을 챙기고 약국에서 염산을 구입해 B 씨가 일하는 가게를 다시 찾았다.

A 씨는 B 씨에게 "경찰엔 왜 전화했노"라고 따지며 흉기를 휘둘렀고, B 씨가 바닥에 넘어지자 제압한 뒤 눈 부위 등을 여러 차례 찌르려 했다. B 씨가 손으로 칼날을 막으며 저항하자 A 씨는 준비한 염산을 머리와 목 부위에 뿌린 뒤 달아났다.

B 씨는 양손에 자상과 다리에 찰과상 등을 입었지만 목숨을 건졌다.

A 씨 측은 재판에서 "상해를 입힐 의도만 있었을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흉기와 염산을 미리 준비한 점과 공격 부위, B 씨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특수협박으로 현행범 체포돼 구속영장까지 청구됐음에도 재차 피해자에게 접근해 범행했다"며 "범행이 대범하고 잔인해 경위와 수단, 내용 등에 비춰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현재까지도 불안감과 공포를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