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 선배 상괭이도 있다" 부산 바다 귀한 손님들 '역주행'
무태상어 부캉이, 지난달 19~30일 12일간 67만4800명 동원
거북·수달 등 과거 부산 등장 전국적 이목 끈 동물들 다시 회자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부산 북항친수공원에 출현한 무태상어 ‘부캉이’가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토종 돌고래 '상괭이'와 같이 과거 부산을 찾은 희귀 동물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관계당국 등에 따르면 무태상어 '부캉이'는 지난달 19~30일 기준 총 67만 4800명을 동원했다. 일평균 약 5만 6233명이 부캉이를 보기 위해 주말에도 2000~3000명이 찾던 비교적 한산한 공원을 찾은 셈이다.
부캉이가 큰 관심을 끌면서 자연스레 과거 부산에서 등장해 눈길을 모았던 동물들이 SNS, 각종 커뮤니티, 포털 뉴스 댓글 등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1964년 5월 해운대 해수욕장 일원에 등장한 200세 이상 수령의 거북이가 많이 오르내렸다. 해운대 해수욕장이라는 새로운 명소 탄생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동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당시 거북이가 등장한 사건은 해운대 해수욕장이 송도 해수욕장을 밀어내고 국내 최고 피서지 자리에 오르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거북이가 해운대를 떠나며 열린 '환송식'에는 3만여 명이 모여 노잣돈을 걷고 오색 치마저고리를 헌납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져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따라서 영물인 거북이의 방문이 해운대가 지금의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게 된 직접적인 요인이라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역할이 분명히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부캉이의 경우에도 당국이 추석 연휴 이후 외해 유도 작업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8~29일 각각 4만 8000명, 2만 3000명이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공원을 찾았다. 부산시에서는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시민들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일부 시민은 무사히 빠져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급히 현수막을 뽑아오기도 했다. 고등어와 같은 무태상어의 먹이를 던지는 시민도 일부 있었다.
그 당시 거북이처럼 부캉이도 북항재개발지역 등 홍보 효과를 톡톡히 낸 것으로 파악된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효과를 봤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정도였다.
이를 계기로 북항을 부산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내달 6일 시민포럼을 열고 북항재개발 지역에 대한 명소화 추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고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성명발표 등을 통해 다양한 관련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1997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인근에서 등장한 '천연기념물' 수달도 유튜브 등에서 '부캉이 선배' 등으로 언급되며 다시 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 경남 지역 민영 방송사 이 개설한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당시 온천천 수달 영상은 1일 오후 3시 34분 기준 조회수가 약 643만 회에 달한다. 해당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0만 명이 되지 않는다. 부캉이가 등장한 이후 해당 영상에는 새로운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수달은 부산 시내 도심하천인 온천천, 좌광천, 수영강 등에서 꾸준히 발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낙동강 하류 위에 건설되고 있는 '엄궁대교' 주변에 수달의 배설물을 확인했다는 주장이 나와 '생태계 훼손'에 대한 논란이 일며 주목받기도 했다.
한편 알을 낳는 상어와 달리 포유류지만 '고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편의점 브랜드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19~21일 부산 동구 지역 CU 점포를 중심으로 '고래밥' 스낵의 매출이 21.6% 늘었다고 밝힌 바도 있다. 이에 고래밥을 제조하는 오리온에서는 "고래밥에 상어 모양이 포함돼 있다"며 부캉이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가덕도 인근에 토종 돌고래 '상괭이'가 살고 있다. 상괭이는 웃는 얼굴을 띄고 있어 '미소천사'로도 불리는 소형돌고래다. 세계적 멸종위기 취약종이자 해양생태계법에 따른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로 가덕도 연안은 이들의 핵심 서식지 중 하나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전에 상괭이를 보러 가면 거의 못 볼 일은 없다"고 평가할 정도로 가덕도 주변 인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당시 동해수산연구소 산하 고래연구센터)는 '목시조사'(맨눈으로 확인하는 조사방법)를 통해 총 24무리, 127마리의 상괭이가 발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상괭이 또한 부캉이와 같이 숭어를 즐겨 먹어 가덕도 인근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사업이 올해 중 첫 삽을 뜰 것으로 보이면서 상괭이 서식지 파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부지조성 과정에서 상괭이가 먹이활동을 하는 가덕도 남·동남쪽 연안 바다를 매립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항 건설이 상괭이의 생존에 위협을 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주 먹이인 숭어 떼의 이동경로를 바꾸는 것은 물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및 진동이 음파로 방향을 탐지하고 다른 개체와 소통하는 습성을 가진 상괭이의 생존에 위협을 가한다는 지적이다.
김현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상어를 보려고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것은 여전히 시민들의 생태 감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부캉이와 상괭이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키워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d-yun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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