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아, 내일 꼭 바다로 가거라"…추위 전 그물망 몰이 시도

시민 아쉬움 속 전문가들 "먹이·공간 부족, 가을철 계절 회유 도와야"
유영 상태 등 건강 이상 없어…맞춤형 그물망 동원해 점진적 구조 돌입

지난달 29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물줄기를 뿌려봐도 나가지 않는 '부캉이'를 시민과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2026.9.29뉴스1 ⓒ News1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부산 북항 인공수로에 나타나 명물로 떠오른 3m 길이의 무태상어 '부캉이'가 2일 먼바다로 돌아간다. 부산시는 수온이 떨어지는 가을철 상어의 생존을 위한 '계절 회유'를 돕고, 항만 작업자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맞춤형 그물망을 활용한 외해 유도 작전에 돌입한다.

1일 부산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북항 인공수로 안쪽으로 유입된 무태상어는 기후변화로 형성된 풍부한 먹이망을 쫓아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상어는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만 48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시민들로부터 '부캉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강제 퇴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사회에선 "스스로 나갈 때까지 두면 안 되느냐" "그물에 쫓기다 다칠까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해양 생태 전문가들과 구조 당국은 대형 야생 상어를 좁은 항구 내에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생존에 치명적이라고 판단했다.

구조 당국 관계자는 "유영 속도와 평형 유지 상태, 체형 등을 지속적으로 육안 모니터링한 결과 다행히 건강상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수온이 떨어지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고, 제한된 공간과 먹이 요건 등 전반적인 서식 환경이 상어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29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관계자들이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윤일지 기자

특히 상어는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 이동하는 '계절 회유'가 필수적인 해양 생물이다. 당국은 부캉이가 인공수로 환경에 지나치게 적응해버리면 자력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고 보고 조속한 구조를 결정했다.

구조 작전은 상어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억지 포획 방식이 아니라, '점진적 유도' 방식으로 안전하게 진행된다. 당국은 2일 제작이 완료되는 맞춤형 그물을 동원해 상어를 강제로 끄는 대신 바다 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퇴로를 차단하며 그물망을 좁혀갈 계획이다. 이는 항만 일대 어업 종사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함과 동시에 상어 본연의 서식지를 찾아주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한 해양 전문가는 "항구 내에서는 먹이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좁은 수역에 갇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야생 상어에게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유도 작전은 상어가 본래 서식지인 넓은 바다로 안전하게 돌아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