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57만명 홀린 상어 '부캉이'…"경제 효과 컸는데" 부산시 아쉬움
"명물로 남았으면" 상인들 기대하지만, 동물 복지·안전 문제 대두
수심 얕아 장기 체류 불가…결국 29일 자연해역 유도 작전 펴기로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상어 한 마리가 지역 경제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이른바 '부캉이(북항+상어)'로 불리며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른 이 상어 덕분에 북항 일대는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상어의 생태적 안전을 위해 결국 바다로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목격한 부산시와 지역 상권은 짙은 아쉬움 속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
28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이 상어는 귀성객과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며 연휴 기간에만 약 57만 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다. 단일 공원 방문객 수로는 기록적인 수치다.
이러한 '부캉이 신드롬'은 즉각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공원 인근의 카페, 식당, 편의점은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평소보다 몇배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부산역 일대와 동구 원도심 상권까지 낙수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부산시 역시 예상치 못한 초대형 관광 콘텐츠의 등장에 총 637명의 인력을 투입해 교통 통제와 안전 관리에 나서는 등 진땀을 빼면서도, 내심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 효과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부캉이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가 상상을 초월하면서 일각에서는 "상어를 북항의 명물로 계속 머물게 할 수는 없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아쿠아리움이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이처럼 막대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콘텐츠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야생 해양 생물인 상어를 좁은 인공 수로에 방치하는 것은 생태적으로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현재 국립수산과학원 모니터링 결과 부캉이는 시속 5㎞ 내외로 활발히 유영하며 건강에 큰 이상 징후는 없는 상태다. 항간에 떠돌던 '새끼 출산설' 역시 수과원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항 수로는 상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무태상어는 수심 100m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종인데, 현재 수로는 간조 시 수심이 1.5~2.5m까지 얕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시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동물 복지와 안전'이라는 원칙을 택했다. 상어가 얕은 수로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거나 건강이 악화하기 전에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시는 29일부터 본격적인 유도 작전을 펼쳐 부캉이를 원래 살던 먼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유도 작전 소식이 전해지자 특수를 누렸던 인근 상인들과 매일 부캉이의 안부를 묻던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캉이 사태'가 해양 도시 부산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해프닝이자 자연이 준 깜짝 선물이었다고 평가한다. 지역 경제를 들썩이게 했던 열흘간의 달콤한 꿈을 뒤로하고, 부산시는 이제 부캉이와의 안전하고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limst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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