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어 출몰에…환경단체 "해수 흐름·생물 이동 구조 조사해야"

"친수공간, 해양생물의 이동·서식 환경까지 고려해야"

18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몸길이 약 3~4미터의 무태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가 잇따라 출현한 것과 관련해 부산 지역 환경단체가 해양 생물의 이동과 서식 환경까지 고려한 친수 공간 설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2일 논평을 내고 "이번 일을 단순한 일회성 볼거리로 넘길 것이 아니라 북항 일대의 해수 흐름과 해양 생물 이동 구조를 정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상어가 먹이를 따라 북항 안쪽으로 유입됐다가 수로 출구를 찾지 못해 갇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해수 순환 체계와 수질, 먹이 생물 분포, 해양 생물의 이동 동선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의 친수 공간들이 산책로와 조경, 관광 등 철저히 인간 중심의 편의와 이용을 목적으로 조성돼 왔음을 꼬집으며, 향후에는 해수 순환과 해양 생물의 이동·서식 환경까지 포괄하는 생태적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모범 사례로는 미국 시애틀의 해안 정비 사업을 제시했다. 도심 수변 공간을 정비하면서 시민들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중으로 햇빛이 충분히 투과되도록 구조를 개선하고 어린 물고기들의 서식 및 이동 경로를 설계에 적극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단체는 부산시가 북항 재개발 구역을 비롯한 해안 공간 조성 전반에 적용할 '생태적 친수 공간 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본 계획 수립 단계부터 해양 생태 전문가들의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부산이 진정한 '해양 수도'를 지향한다면 바다를 단순한 개발 대상이나 도시 경관의 배경으로 소비하는 개발 패러다임부터 전환해야 한다"며 "시민과 바다 생명이 공존하는 생태 공간으로 친수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오전 8시 57분께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길이 3~4m가량의 무태상어로 추정되는 대형 상어가 발견됐다. 이튿날에도 동일한 수로에서 상어가 재차 목격됐으나 동일 개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은 발견 직후 상어를 외해로 유도하려 했으나, 무리한 몰이 과정에서 상어가 자극받아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문에 따라 인위적 포획·유도를 중단하고 스스로 수로를 벗어날 수 있도록 현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