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골라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 신고' 협박…김해·양산서 잇달아

양산 20대 2명, 24명 상대 200만원 갈취…구속 송치
김해선 10대 등 7명 외국인 에워싸고 폭행·협박

A 씨 등이 양산시 북정동의 한 길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타던 외국인을 세우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하는 모습. (경남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해 · 양산=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김해와 양산에서 경찰 신고를 꺼리는 외국인들의 약점을 노려 폭행하거나 금품을 갈취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양산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공동체포·공동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20대 A 씨 등 2명을 구속해 지난 14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6~7월 외국인 밀집 지역인 양산시 북정동 일대에서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24차례에 걸쳐 2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다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외국인을 발견하면 앞을 가로막은 뒤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달아나면 집까지 쫓아가기도 했다.

금품은 현장에서 현금으로 빼앗거나 계좌로 송금받는 방식으로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모두 24명으로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이다. 일부는 미등록 외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A 씨 등은 친구 사이로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면서 빼앗은 돈을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해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외국인들을 협박하거나 폭행한 10대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해서부경찰서는 특수폭행·특수협박 혐의로 10대 B 군 등 6명과 20대 C 씨를 지난달 21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1차례와 올해 6월 4차례에 걸쳐 외국인 밀집 지역인 김해시 진례면 일대에서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외국인들을 에워싸고 "신분증을 내놔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오토바이를 발로 찬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주로 밤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외국인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는 매번 4~5명이 가담했다.

피해자는 모두 5명으로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이다. 일부는 미등록 외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당은 고등학생 5명과 중학생 1명, C 씨로 동네에서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C 씨는 현재 다른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재미 삼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건 모두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각 경찰서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외국인들이 미등록 오토바이 운행에 따른 처벌이나 불법체류 등 신분상의 불이익을 두려워해 피해를 보고도 쉽게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외국인의 불안정한 지위를 악용한 불법체포·감금과 금품 갈취 등에 대한 첩보를 지속해서 수집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