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에 개인 '쑥뜸방'…부산시, 전 북구청장 수사의뢰
무단 점유 기간 변상금 465만원, 철거·원상복구 비용도 부과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부산 북구청 청사 내에 무단으로 개인 쑥뜸방을 설치해 사적으로 이용한 전 구청장이 수사를 받게 됐다. 부산시는 해당 구청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부당하게 사용한 예산과 무단 점유 변상금을 환수 조치한다고 13일 밝혔다.
시 감사위에 따르면 오태원 전 북구청장은 취임 직후인 2022년 7월경부터 2026년 1월까지 청사 본관 2층 소통담당관 문서고(약 15㎡)를 개인 건강관리 목적의 쑥뜸 시설로 무단 개조했다.
오 전 구청장은 내부에 개인 소유의 쑥뜸 침대, 기구, 좌훈기 등을 비치하고 열쇠를 인계받아 독점적으로 출입하며 공용 공간을 사유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을 부당하게 유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또 쑥뜸 시술 시 발생하는 연기를 배출하고자 대형 환기시설 설치를 지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청사 유지관리 명목의 공공운영비 예산 97만 9000원을 설치 대금으로 유용했다.
해당 공사는 사전 결재나 정식 계약 없이 진행됐으며, 완공 후 시공 내용과 무관한 '소통담당관 문서고 정비' 명목으로 사후 결재를 올리는 등 절차를 위반했다.
안전 관리에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현장 조사 결과 쑥뜸방 바닥 곳곳에서 그을음 흔적이 다수 발견되는 등 화재 징후가 실재했으나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공간임에도 소방점검 대상에서 누락돼 있었다.
지난 1월 철거 과정도 문제였다. 구청장의 자진 철거가 아닌 담당 공무원들이 시설을 철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철거 후 대형 환기시설을 공터에 방치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 3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감사 결과를 확정했다. 시는 쑥뜸방을 사적으로 조성 및 이용하고 직무 권한을 남용해 부당한 지시를 내린 전 구청장에 대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및 '형법(직권남용)'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유용된 예산 97만 9000원을 즉시 환수 요구하고, 3년 6개월간의 무단 점유 기간에 대한 변상금 465만 9000원과 쑥뜸방 철거 및 원상복구 비용을 전 구청장에게 부과·징수하도록 북구에 지시했다.
공유재산 실태조사와 소방점검 등을 소홀히 한 북구에 대해서는 '기관주의' 처분을, 관련 공무원들에게는 훈계 처분을 각각 요구했다.
박원진 북구의회 의원은 "이번 사안은 주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청사에서 발행한 일이다"며 "구청 청사 안에 개인 쑥뜸방을 만들고 사용한 사람은 오 전 구청장이다. 최종 책임도 오 전 구청장 본인에게 있다"고 말했다.
limst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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