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부산 북항환승센터 사업, BPA와 사업시행자 조속히 협의하라"
BPA 제기 '공사중지가처분' 소송 심문기일 진행
"판결 전 협의도출에 법원도 중재역할…추석 전 결정내릴 것"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법정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북항 1단계 복합환승센터' 조성 사업에 대해 법원이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인 피큐건설의 원만한 협의를 요구했다. 협의를 통해 사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10일 부산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 신헌기)는 BPA가 피큐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 소송과 관련해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지난 7월 16일 첫 기일, 지난달 5일 현장검증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된 기일이다.
이날 양측은 다시 한번 책임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BPA는 피큐건설이 사업 가이드라인에 없는 3m 단차가 발생할 수 있는 설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설계변경 등 시정조치가 있어야 하는 만큼 가처분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업지연에 대해서도 피큐건설이 시정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했다는 취지의 의견을 폈다.
피큐건설도 재차 문제와 상관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업지연에 대한 책임이 BPA에 있다고 맞불을 놨다. 설계변경을 하고자 했지만 BPA가 의견을 주지 않아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은 양측의 입장을 들은 뒤 BPA와 피큐건설이 조속한 사업진행을 위해 추석 전 조정을 거칠 것을 권고했다.
법원은 "기록을 보고 현장확인을 거쳐 누구 말이 맞는지 판결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면서도 "북항이 왜 부산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공공성 확보가 왜 중요한지 등을 생각하면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띄웠다.
뒤이어 "BPA가 더 이상 사업자를 믿지 못하겠다고 생각해 이번 사건이 시작된 만큼 (제기된 문제에 대해) 피큐건설도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협의가 진행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금은 서로 자신의 입장만 말하고 있어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법정공방 끝에) 신청인(BPA) 측에서 이겼다 쳐도 새로 사업자를 공모해야 하는 등 절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알 수 없다"며 "사업자 측이 BPA 측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 타진해 보고 거기에 맞춰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제안을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정도에 결정문을 작성, 추석 전까지는 판결을 내릴 예정이지만 (일시적으로) 유예를 할테니 양측이 만나서 논의를 해봤으면 좋겠다"며 "(관계경색으로) 자리를 마련하기 어렵다면 법원에서도 중재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판에는 시민단체인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부산해강협) 관계자들도 방청석에 자리했다. 이들은 앞서 오전 중 북항 환승센터의 공공성 회복을 촉구하는 1027명의 시민서명을 진정서와 함께 법원 민원실에 제출했다.
공판을 방청한 이지후 부산해강협 상임의장은 "사업자가 이번 공판에서도 개선방안은 물론 반성의 기색도 보이지 않아 실망했다"며 "부산 동구청으로부터 공사중지 처분을 받아 하청업체가 절규하는 만큼 사업자가 공사재개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북항 재개발지구 C-1블록 환승센터 사업은 부산역 인근에 철도, 버스, 항만시설 등을 잇는 통합환승 거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BPA는 2016년 사업 추진을 위해 C-1 블록 2만 5714㎡ 부지를 사업자인 피큐건설에 매각하는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사업자는 건축허가를 받은 뒤 2022년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사업자는 지상 24층·연면적 18만 3540㎡ 규모로 환승시설 외에도 옥상광장, 숙박시설, 판매시설 등이 입주하는 복합용도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과 부산역 보행 데크 사이, 사업 가이드라인에 명시되지 않은 3m 높이의 단차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BPA가 발견하고 계약을 해제하기에 이르렀다. 3m 단차가 발생할 경우 부산역에서 부산항을 바라보는 조망권은 물론 장애인이나 노약자 같은 교통약자에 대한 통행권도 침해될 수 있었다는 게 BPA의 설명이다.
관할 지자체인 부산 동구청도 지난달 공사중지 처분을 내렸다. 당시 동구청은 건축주가 제출한 설계변경(안)과 공사감리자 의견 등을 검토해 건축위원회 심의 내용과 다르게 기초 지정공사(파일공사) 및 일부 골조(기둥)공사가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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