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사진 담보' 연 4만% 살인적 이자…불법사금융 조직 29명 검거
사회초년생 등 558명 상대 14억 원 대부…평균 이자율 4300%
나체사진·영상 등이 대출 조건…가족·지인에 유포 협박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피해자들의 나체사진을 담보로 잡고 최고 연 4만%가 넘는 이자를 받아 챙긴 불법사금융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활동, 대부업법 위반, 채권추심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사금융 조직원 17명과 범죄수익 세탁업자 등 모두 29명을 검거하고 이 중 총책 A 씨(30대·남)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A 씨 등은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대구를 거점으로 불법사금융 범죄단체를 조직해 사회초년생 등 558명에게 14억 원 상당을 불법 대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사들인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와 대부업체를 가장해 수집한 개인정보 4만 501건을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DB에는 전화번호와 직장, 기존 대출 내역 등 대출자의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20~30대 사회초년생과 금융 취약계층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다른 불법사금융 업체의 추심에 시달리며 기존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돈을 빌리는, 이른바 '돌려막기'에 내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은 대부분 20만~100만 원 상당의 단기 소액 대출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 피해자는 50만 원을 빌린 뒤 하루 만에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5만 원을 갚기도 했다. 이를 연이율로 환산하면 4만 150%에 달한다.
이들은 대출 조건으로 피해자들에게 나체사진이나 영상 등을 요구했다. 남성에게는 상의를 벗은 사진 등을 요구하고 상환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수위가 높은 사진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과 함께 피해자의 휴대 전화에 저장된 가족·지인의 연락처도 넘겨받았다. 이후 돈을 갚지 못하면 사진과 영상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받아냈다.
경찰 수사에서 담보로 받은 나체사진 등이 실제 유포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추심 압박에 시달리던 한 피해자가 자해하는 모습을 촬영해 보낸 영상이 피해자의 가족에게 유포된 사례는 확인됐다.
A 씨 등은 이 같은 수법으로 약 12억 원의 불법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대포폰과 대포계좌, 인터넷 주소(IP) 등을 분석해 대구지역 사무실 3곳과 가명으로 활동하던 조직원들을 특정했다.
조직원들은 같은 지역 선후배 관계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직급에 따라 범죄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에 대비한 행동 요령과 증거 삭제 방법 등도 미리 정해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같은 지휘·통솔 체계와 수익 배분 구조 등을 토대로 범죄단체조직·활동 혐의를 적용했다.
범죄수익을 숨기는 데 가담한 상품권 업자 B 씨(20대·남) 등 2명과 대포 유심·계좌를 제공한 C 씨(30대·남) 등 10명도 함께 검거됐다.
B 씨 등은 상품권 업체를 운영하는 것처럼 꾸민 뒤 범죄수익을 상품권 거래대금으로 위장해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확인한 자금 세탁 규모는 약 5억 2000만 원이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4200만 원을 압수하고 A 씨 등이 보유한 고가 외제 차와 예금 등 2억 4000만 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했다.
또 피해자 57명에게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과 서민금융진흥원 대출상품 등을 연계하고 불법 채권추심 차단을 위한 채무자 대리인 선임 등을 지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사금융 단속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피해자 지원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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