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기 경남교육감 "학력·인성 함께 키워 교육 본질 바로 세울 것"
[인터뷰] "교권 보호 강화…건강한 교육공동체 문화 조성"
작은학교 거점화·농촌유학으로 지역소멸 대응
- 박민석 기자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취임 두 달을 맞은 권순기 경남도교육감이 학력과 인성을 경남교육의 핵심 가치로 내걸고 학교 교육의 기본을 다시 세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권 교육감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학습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 지원하는 기초학력 책임교육을 강화하고 인성교육과 교권 보호에도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을 학생별 맞춤형 교육을 돕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경남교육청의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톡톡'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에 대응해서는 일률적인 학교 통폐합 대신 거점학교와 공동학교를 육성하고 농촌 유학을 도입해 작은 학교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음은 권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취임 후 두 달 가까이 지났다. 직접 교육행정을 맡아보니 가장 시급하다고 느낀 경남교육의 현안은 무엇인가.
▶취임 후 학교 현장을 다니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학력과 인성, 학교 교육의 기본을 다시 단단히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실 안에서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런 어려움을 초기에 놓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누적돼 학습 격차로 굳어질 수 있다. 학습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일찍 발견하고 필요한 시기에 지원하는 기초학력 책임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학교폭력과 또래 갈등, 생활지도의 어려움도 현장에서 자주 들었다. 지식뿐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힘을 길러주는 인성교육도 중요하다. 결국 학력과 인성을 함께 세우고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 보호도 강화해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교육을 강조해 왔다. AI 도입으로 교실 수업과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
▶AI 시대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이 중요하다. AI 교육은 기본 소양 교육과 AI 보조교재, AI 활용 교육이라는 세 가지 방향에서 접근하고 소통·협업·공감 능력도 함께 키워야 한다. AI 진단평가는 기초학력 책임 지도제와 연계해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특성에 맞는 학습을 설계하는 데 활용하겠다. 교사의 역할도 지식 전달자에서 학생의 학습을 설계하고 이끄는 조력자로 바뀌어야 한다.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경남교육의 디지털 교육 플랫폼인 '아이톡톡'을 두고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이톡톡은 현장의 시선에서 다시 점검하겠다.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교사와 학생의 이용 편의성을 보완하겠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상시 수렴해 개선에 반영하는 체계도 갖추겠다. 현재 플랫폼이 생성형 AI에 기반한 형태가 아니라는 점도 개선할 부분이다. 아이북 역시 기기 노후화와 무게, 수리비 등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살펴보겠다. 플랫폼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아이들의 실질적인 배움과 성장이다. 보여주기식 기능 확장이 아닌 수업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교육 도구로 가다듬겠다.
-교권 침해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교권 보호를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은 무엇이며 학생 인권과의 균형은 어떻게 맞출 계획인가.
▶교권 침해와 특이민원은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권 보호 118' 통합 지원체계를 통해 교권 전담 변호사와 교육활동 보호 법률지원단, 교육 활동보호센터가 초기 상담부터 법률·소송 지원, 심리상담과 치유·회복까지 지원한다. 특이민원은 교원 개인이 아니라 학교장 중심의 민원 대응팀이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고 필요하면 수사기관과도 연계하겠다. 교권 보호는 학생들의 학습권과도 연결돼 있다.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하는 권리가 아닌 만큼 학생과 교원, 보호자가 서로의 권리와 책임을 존중하는 교육공동체 문화를 만들겠다.
-'아이 키우기 좋은 경남'을 강조해 왔다. 학부모가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꼽는다면.
▶아침 간편식 무상 제공과 100원 등하교 버스가 대표적이다. 교육바우처 지원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가계 부담을 낮추겠다. 돌봄은 학교와 마을이 협업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경남형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겠다.
-경남은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학교 통폐합과 지역 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취학아동과 전체 학생 수도 계속해 줄고 있고, 현재 전교생 60명 이하 작은 학교도 도내 993개교 중 266곳으로 26.8%에 달한다. 작은 학교 문제를 재정 효율성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일률적인 통폐합 대신 거점학교 육성과 공동학교 운영으로 대응하겠다. 통합하는 학교에는 돌봄과 방과후교육 강화 등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교육적 이점도 있어야 한다. 농촌 유학도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도시 학생이 일정 기간 농산어촌 학교에 머물며 자연·체험 중심 교육을 경험하는 경남형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특색을 교육과 연계하고 지자체 등과 협력해 주거·프로그램 지원 체계도 마련하겠다. 우주항공·방산·에너지·조선·AI 등 경남 전략산업과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도 구축하겠다. 학교의 존립을 지역의 존립과 함께 판단해 '교육 때문에 찾아오는 경남'을 만들겠다.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교부금이 줄어들 경우 경남의 학교와 교육사업에는 어떤 영향이 예상되나.
▶교부금이 줄어들면 농산어촌 비중이 높은 경남이 큰 타격을 받는다. 기초학력 책임제와 돌봄, 작은 학교 지원 등 핵심 사업의 추진 동력도 약화할 수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학교와 학급, 급식실, 통학버스 등 교육에 필요한 기반 시설과 비용이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학생 수 감소만을 기준으로 한 일률적인 재정 축소는 농산어촌 비중이 높은 지역에 불리하다. 대한민국 교육감협의회와 보조를 맞춰 교육재정 축소에 반대하고 재정 운용 효율화와 사업 우선순위 재조정도 추진하겠다. '학생 수는 줄어도 교육의 책임은 줄어들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겠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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