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주고 상대 후보 '명함 불법 배부' 꾸미려 한 선거운동원 집유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에게 불리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선거인에게 금전을 주기로 한 선거운동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나원식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부산 사하구의원 B 후보의 선거유세 차량 운전원으로 활동했다.

A 씨는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강태인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사하구 주민에게 금품을 제안하고, 강 전 후보 측이 선거운동용 명함을 불법 배부하는 것처럼 꾸며 촬영한 뒤 이를 불리한 자료로 활용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를 위해 A 씨는 지난 5월 22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아르바이트 메뉴를 통해 알게 된 사하구 주민에게 명함 배부 장면을 연출해 달라고 제안했다.

A 씨는 해당 주민에게 "강 전 후보 측으로부터 명함 40~60장을 모은 뒤 불특정 다수에게 나눠주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게 해주면 20만~30만 원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다음 날 오전 7시쯤 강 전 후보 측이 사하구 한 아파트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민이 선거 운동용 명함을 받도록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 전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에게 금전 제공을 약속했다"며 "선거의 공정성을 해하고 선거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제공을 약속한 금액이 소액인 데다 실제 투표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