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원이 덕에 북적였는데…" 폭우 할퀸 덕포해수욕장 '아수라장'

백사장 곳곳 파이고 쓰레기 뒤덮여…주민·상인 복구 구슬땀
평년보다 매출 30% 늘었지만, 폭우 직격탄…펜션 예약 취소도

19일 찾은 거제시 옥포2동 덕포해수욕장 백사장이 폭우에 떠밀려온 잡초로 아수라장이 돼 있다. 2026.8.19 ⓒ 뉴스1 박민석 기자

(거제=뉴스1) 박민석 기자 = "올해는 원이 덕에 관광객이 많았는데 비 때문에 해수욕장이 이렇게 됐네요."

19일 경남 거제시 옥포2동 하덕마을 덕포해수욕장에서 만난 매점 상인 이영호 씨(80)는 폭우에 망가진 백사장을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광복절 연휴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해수욕장은 곳곳이 깊게 파이고 각종 부유물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

모래사장에는 폭우에 떠내려온 나뭇가지와 잡초, 쓰레기가 길게 띠를 이루며 쌓였다. 거센 물살이 훑고 지나간 곳에는 모래가 움푹 패여 자갈과 돌이 그대로 드러났다.

평소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백사장에는 피서객 대신 복구에 나선 주민과 상인들이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부유물을 치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 씨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관광객으로 가득했는데 폭우로 이렇게 돼 버렸다"며 "이달 말까지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시기인데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덕포해수욕장은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자신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소개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온라인에서 쌓인 관심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면서 덕포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도 크게 늘었다.

덕포를 비롯해 여차·함목해수욕장 등 거제지역 해수욕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이들 해수욕장의 방문객은 이전보다 2~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이 늘면서 주변 상권도 모처럼 특수를 누렸다.

김만달 하덕마을 이장(66)은 "올해는 원이 덕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 매출도 평년보다 30%가량 늘었다"며 "주민과 상인들, 인근에서 펜션과 민박을 하는 분들의 기대가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광 성수기 막바지에 기록적인 폭우가 덮치면서 모처럼 찾아온 특수도 꺾였다.

덕포해수욕장의 올해 개장 기간은 오는 23일까지였지만 현재는 복구 작업을 위해 입수가 통제되고 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인근 숙박업소에도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하루빨리 해수욕장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수욕장 인근 한 식당에는 복구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당분간 휴업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리기도 했다.

19일 찾은 덕포해수욕장 백사장이 폭우로 인해 패여 있다. 2026.8.19 ⓒ 뉴스1 박민석 기자

복구 작업에 참여한 주민 박선래 씨(72)는 "폭우에 온갖 잡초와 쓰레기가 떠밀려오면서 백사장이 엉망이 됐다"며 "원이 덕에 우리 동네의 자랑거리가 됐는데 이렇게 돼 아쉽지만 최대한 빨리 복구하려고 마을 전체가 나섰다"고 했다.

김만달 이장은 "폭우에 쓰레기와 잡초가 백사장을 뒤덮고 모래도 군데군데 파여 현재 입수를 통제하고 있다"며 "인근 펜션에는 예약 취소도 이어지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복구해 추석 전에는 다시 해수욕장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거제에는 광복절 연휴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7일 오후 4시까지 거제시의 누적 강수량은 907㎜를 기록했다.

짧은 시간에 쏟아진 비의 강도도 기록적이었다. 거제에서는 한때 시간당 124.5㎜의 비가 내려 관측 이래 1시간 최다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은 1시간 최다강수량을 기준으로 이번 폭우가 거제에서는 2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준의 강우 강도라고 분석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