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m 도로가 누더기…'시간당 100㎜' 통영 봉수골 긴박했던 상황

도로 쓸려가 1m 깊이 구멍…도로가 강처럼 변해

통영시 봉평동 봉수골에서 19일 수해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8.19/뉴스1 한송학기자

(통영=뉴스1) 한송학 기자 = "급류가 싹 쓸어버렸다."

1시간에 100㎜ 가까운 비가 쏟아진 경남 통영시 용화사 앞 봉수골에서 식품점을 운영하는 정종길 씨(76)는 19일 고구마 줄기를 손질하면서 폭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는 "물에 다 젖고 쓸려나가 팔만한 물건들이 없다"며 "그래도 장사는 해야지 싶어서 새벽에 시장에 가서 고구마 줄기하고, 쪽파 등을 사 왔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 장 모 씨(65)도 정 씨를 거들며 자신과 주민들이 겪고 있는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장 씨는 "온 집안의 모든 구멍에서 물이 들어왔다"며 "경사가 있는 지형이라 급류가 산처럼 쓸고 가 도로가 파헤쳐져 물이 찼고, 길이 아니라 강이 됐다"고 말했다.

통영시 봉평동 봉수골은 이번 경남 극한 호우의 피해가 큰 지역 중 한 곳이다. 용화사 광장에서 약 600m 아래 도로까지 한꺼번에 많은 물이 쏟아지면서 큰 피해를 줬다.

폭우에 쓸려 누더기가 된 통영시 봉평동 봉수골 도로. 2026.8.19/뉴스1 한송학기자

이 왕복 2차선 도로는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아스팔트 대부분이 물에 쓸려 나갔다. 아스팔트가 뜯겨 나가면서 1m 깊이의 큰 구멍도 생겼다.

이 구멍으로 물이 차면서 도로는 강처럼 변했고, 인근 주민들은 급류에 휩쓸려 갈까 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급류는 도로 양쪽의 집과 상가들의 집기들도 쓸고 갔다. 한 상가의 철제 셔터는 물살을 견디지 못해 절반 이상이 찢겨졌다.

용화사 광장의 성인 허리보다 큰 소나무는 폭우에 휩쓸려 쓰러지고 부러졌다. 이 나무가 보행로를 덮치면서 길이 끊겼다. 주변의 굵직한 나무들도 산산조각 나 있어 급류의 위력을 짐작게 했다.

통영에는 지난 15일부터 778.7㎜의 비가 쏟아졌다. 17일 오전 5시 11분부터 1시간 동안에는 97.4㎜의 폭우가 쏟아졌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