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튕겨 나가고, 도로 10m 뜯기고…944㎜ '괴물 폭우' 휩쓴 거제

아스팔트 뜯긴 자리 대형 싱크홀…상가·차량 곳곳 파손
산사태 아파트 복구 착수…대피 주민은 아직 귀가 못 해

집중 호우로 침수된 거제시 옥포1동의 한 도로가 물이 빠지자 폭우 피해 모습을 드러냈다. 2026.8.18/뉴스1 한송학기자

(거제=뉴스1) 한송학 기자 = '괴물 폭우'가 훑고 간 경남 거제에서 18일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자 집중호우가 남긴 처참한 상흔이 드러났다.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거제 일부 지점에는 누적 944㎜의 비가 쏟아졌다. 17일에는 1시간 강수량이 124.5㎜를 기록해 관측 이래 거제지역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재현빈도로는 약 200년에 한 번꼴인 극한호우였다.

이날 오후 들어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치면서 거제 곳곳에서는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시작됐다.

피해가 집중된 옥포1동 중심가의 상가들은 침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집중호우 당시 이 일대에는 맨홀로 역류한 빗물과 인근 지류에서 불어난 물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성인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찼다.

도로 중앙의 대형 맨홀 뚜껑은 수압을 견디지 못해 주변 아스팔트를 뜯어낸 채 튕겨 나갔다. 또 다른 맨홀 인근에서는 아스팔트 포장면이 물길을 따라 약 10m나 벗겨졌다.

1층 상가 대부분도 물에 잠겼다. 대형 유리창은 산산조각 나 바닥에 흩어졌고, 한 상가의 소파는 거센 물살에 밀려 창문 철제 프레임을 휘게 한 채 건물 밖으로 반쯤 튀어나왔다.

상인들은 물에 젖은 의자와 소파 등 집기를 밖으로 끌어내고 밀대와 걸레로 가게 바닥을 연신 닦아냈다. 그러나 닦아낸 자리마다 흙탕물 자국이 다시 선명하게 남았다.

급류에 떠밀려 전봇대에 부딪히거나 주차된 차량끼리 충돌하면서 파손된 차들도 도로와 주차장 곳곳에서 목격됐다. 물살에 쓸려나간 보도블록과 아스팔트 조각은 도로 주변에 어지럽게 나뒹굴었다.

일부 도로는 배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개울처럼 물이 흘렀다. 흙탕물과 자갈이 뒤엉킨 도로 곳곳에는 균열과 크고 작은 구멍이 생겨 폭우 당시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거제시 상동동의 한 아파트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2026.8.18/뉴스1 한송학기자

상동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길이 약 20m, 폭 3m에 달하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전날 오전 7시쯤 처음 작은 구멍 2개가 발견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규모가 점점 커졌다. 같은 날 오후 2시쯤에는 입주민 60세대가 긴급 대피했다.

이 아파트 주변에서는 싱크홀 2개가 추가로 확인됐다. 인근 산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고 등산로 일부는 불어난 계곡물에 쓸려나갔다.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옥포동 아파트 산사태 현장에서도 이날 복구 작업이 시작됐다.

긴급 안전점검 결과 당장 추가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거제시는 주민들의 복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고, 대피 주민들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추가 토사 유출 등에 대비해 잡목을 제거하고 위험 구간을 정리하는 등 긴급 안전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경남지역 집중호우로 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도로 12곳, 하천 21곳, 상하수도 8곳 등 모두 124건의 재산 피해가 잠정 집계됐다. 산사태 등으로 공동주택 4곳이 피해를 봤고 국가유산 5곳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아직 피해 신고와 현장 조사가 이어지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거제시와 통영시는 응급복구에 나섰지만 피해 범위가 넓어 일부 지역은 일상을 되찾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거제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아파트의 복구 작업이 18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2026.8.18/뉴스1 한송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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